올해 초부터 한 편의점의 가맹점을 운영해온 김민태 씨(63)는 최근 억울한 일을 겪었다. 한 달 동안 일하고 나서 ‘잠수’를 탄 아르바이트생이 며칠 전 “월급에 주휴수당이 포함되지 않았다”며 “주휴수당을 두 배로 주지 않으면 고용노동청에 고발하겠다”고 문자를 보낸 것이다.
수십 년간 회사원으로 일하다 정년퇴직한 김씨는 노무에 대해 아는 게 없었다. 며칠 밤을 고민했지만 물어볼 곳이 없었고, 신고당할까 봐 두려워 아르바이트생이 요구한 금액을 줬다. 그런데 알고 보니 아르바이트생은 1주일에 12시간만 일해 주휴수당 대상자(주 15시간 근무)가 아니었다.
편의점 가맹점주에게 가장 어려운 일 중 하나가 노무관리다. 노무 지식이 없는 다수 가맹점주는 최저임금이 오르면 아르바이트생에게 얼마를 더 줘야 하는지, 근로계약서를 쓸 때 무엇을 조심해야 하는지 헷갈릴 때가 많다.
지난 4월 편의점 CU가 내놓은 노무 관리 앱 ‘퇴근해CU’(사진)가 가맹점주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CU에 따르면 이달 기준 앱 가입자는 출시 초기 대비 두 배로 늘었다. 가맹점 1만4000여 곳 중 2200곳 이상이 약 3개월 만에 가입했다. 최근 내년도 최저임금이 결정되면서 가입자는 가파르게 늘고 있다. 지난달 11일 최저임금위원회가 내년도 최저임금을 논의하기 위해 1차 전원회의를 연 이후에만 40% 증가했다.
이 앱의 대표 기능은 근로계약서 작성과 아르바이트생의 급여 계산이다. 가맹점주가 아르바이트생의 인적사항을 넣으면 고용노동부 기준에 따라 자동으로 근로계약서가 작성된다. 아르바이트생의 근로시간과 조건 등을 입력하면 주휴수당과 야간수당 등을 포함해 한 달 급여도 계산해준다.
CU가 앱을 개발하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 9월께. 2020년 최저임금이 지난해 8월 결정된 뒤 가맹점주들이 “기준이 매번 바뀌니 아르바이트생 급여를 계산하기 어렵다”고 가맹본부에 호소하자 본사 차원에서 서비스를 제공하기로 했다. CU 관계자는 “인증서 만료 기간 알람 등 가맹점주가 원하는 기능을 계속 추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노유정 기자 yjr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