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 팩트체크] 바이오 대표주 한미약품 시총 1.5배 넘어선 신풍제약

입력 2020-07-20 11:43
수정 2020-07-20 13:30

항말라리아제 피라맥스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치료제로 바꿔 개발하고 있는 신풍제약 시가총액이 한국 대표 제약·바이오 기업인 한미약품의 1.5배 수준까지 치솟았다. 업계에선 신풍제약이 임상시험 환자 모집 등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고 치료제 개발 가능성도 미지수인 상황에서 주가가 과열 양상을 보이고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20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신풍제약의 시가총액은 한대 4조8000억원 수준까지 올랐다. 지난 1일 1조5000억원 수준이었던 이 회사 시가총액은 이달 들어서만 세 배가량 상승했다. 코로나19 초기보다는 여섯 배 올랐다.

이 회사 주가가 빠르게 오르고 있는 이유는 항말라리아제 피라맥스를 코로나19 치료제로 개발하고 있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다. 현재 임상 2상이 진행 중이다. 미국 국립보건원(NIH)의 임상정보등록 사이트에 따르면 신풍제약의 피라맥스 임상2상은 연구의 1차 완료일은 오는 12월로 예정됐다. 임상 최종 완료일은 내년 2월이다. 회사 측에 따르면 피라맥스는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대해 억제 효과를 나타내고 있다. 피라맥스의 두 성분인 피로나리딘과 알테수네이트를 병용했더니 24시간 후 바이러스 역가 억제율(99% 이상)과 48시간까지 지속력이 향상되는 한편 세포독성은 감소되는 결과를 확인한 바 있다.

하지만 회사 신약 개발 일정이 예상대로 진행될진 미지수라는 게 업계 전망이다. 한 바이오 투자 전문 펀드매니저는 “최근 회사 측과의 미팅 결과 임상시험을 위한 환자 모집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며 “임상 완료를 위해선 환자 모집이 생명인데,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신풍제약 관계자는 이날 한국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환자 모집이나 약물 투약까지는 가지 않은 단계”라며 “회사가 할 일은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 정도이고 임상 모집은 병원의 몫이라 명확히 말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해외 임상시험 계획에 대해선 “특별히 할 말이 없다”며 “임상 2상의 12월 종료는 환자 모집이 성공적으로 끝났다는 전제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을 고려하더라도 최근 주가가 과도하게 올랐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날 기준 신풍제약의 주가는 3조원 안팎인 한미약품의 1.5배를 훌쩍 넘겼다. 작년 영업이익이 20억원에 불과한 데다 신약 개발이 아닌 복제의약품 중심 회사가 과도한 밸류에이션을 받고 있다는 지적이다. 다른 펀드매니저는 “개인 투자자 중심의 세력이 붙었고, K200 편입까지 높은 주가가 유지될 가능성도 있다”며 “다만 코로나 치료제 개발 가능성이 확인되고, 회사의 펀더멘털이 조명받기 시작하면 주가가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김우섭 기자 duter@!hankyung.com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