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 제네시스 G80·GV80 잇단 흥행…新車교환 프로그램으로 신뢰 쌓아

입력 2020-07-20 15:31
수정 2020-07-20 15:33

글로벌 자동차 산업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수요 침체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난해 8756만 대였던 전 세계 자동차 판매량은 올해는 20% 이상 줄어든 7000만 대 초반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기아자동차는 전략형 신차 출시와 구매 안심 프로그램 등을 통해 판매 위기를 돌파한다는 전략이다. ○전략형 신차 잇따라 성공현대차의 고급차 브랜드 제네시스는 지난 1월 첫 스포츠유틸리티차(SUV)인 GV80를 출시했다. GV80는 출시 3개월 만에 연간 판매 목표인 2만4000대 이상이 계약되는 등 큰 인기를 끌고 있다. GV80 출시와 함께 선보인 ‘유어 제네시스’ 시스템도 고객들을 끌어모으는 요인으로 꼽힌다. 고객 선호도에 따라 엔진과 구동방식, 컬러 옵션 패키지 등을 선택해 ‘나만의 차’를 꾸밀 수 있다. 지난 3월 선보인 신형 G80도 출시 첫날 2만2000대에 달하는 계약 실적을 기록했다. 제네시스는 G80와 GV80의 흥행에 힘입어 4~6월 3개월 연속 내수 1만 대 이상 판매를 달성했다.

제네시스는 하반기 중 내수시장에 소형 SUV인 GV70를 선보인다. 또 미국 등 해외시장에서도 GV80와 G80 등 신차를 출시하며 프리미엄 브랜드로서의 입지를 강화해 나간다는 목표다.

현대차와 기아차도 핵심 차종의 신차가 연쇄적으로 나오면서 판매가 증가하는 ‘골든 사이클’을 맞아 판매를 끌어올리고 있다. 현대차 신형 아반떼는 4월 사전 계약 첫날에만 1만 대 이상이 계약됐다. 2015년 이후 5년 만에 나온 7세대 아반떼는 누적 판매량이 1000만 대를 웃도는 현대차의 베스트셀링카다. 전 세계적으로 SUV가 인기를 끌고 코로나19 여파로 소비심리가 얼어붙은 상황에서도 우수한 판매 실적을 달성했다는 평가다.

기아차는 2014년 3세대 출시 이후 6년 만에 선보인 4세대 쏘렌토를 앞세워 내수시장에서 선전을 거듭하고 있다. 쏘렌토는 중형 SUV 시장을 포함해 국내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SUV다. 지난달엔 SUV 중 유일하게 1만 대(1만1596대) 판매를 돌파했다. 이달엔 연비가 L당 15㎞를 웃도는 하이브리드 모델까지 등장했다. 쏘렌토 하이브리드는 재계약 첫날 4000대 가까운 계약이 몰렸다.

현대차는 하반기에도 신형 아반떼와 싼타페 페이스리프트 등 주요 신차 라인업을 미국 등 해외 시장에 선보이며 판매를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기아차는 다음달 국산 유일의 미니밴인 신형 카니발을 내놓고 고성능 스포츠세단 스팅어와 소형 SUV 스토닉 부분변경 모델도 새로 선보인다. 미국에선 국내에서도 인기를 끌고 있는 K5를 다음달 출시하고, 10월엔 신형 쏘렌토가 출격할 예정이다. 중국에서도 9월께 K5의 크기를 키운 중국형 모델을 내놓기로 했다. ○고객 안심마케팅 효과도 톡톡현대차는 ‘실직자 구제 프로그램’으로 불리는 ‘현대차 어드밴티지 프로그램’ 등을 통해 고객의 차량 구입 문턱을 낮추고 있다. 차를 산 뒤 실직 등의 사유로 차량 유지가 힘들어지면 차를 반납할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차량의 남은 할부 금액은 내지 않아도 된다. 또 출고 후 한 달 내에 차종을 바꾸고 싶으면 다른 차로 교체할 수도 있다. 쏘나타를 샀다가 아반떼로 바꾸면, 차액은 돌려주는 방식이다. 출고 1년 내 차 사고를 당하면 수리비를 내고 다른 모델 신차로 교환받는 ‘신차 교환’도 가능하다.

기아차도 구매 후 5년까지 중고차 가격을 보장해주는 ‘기아 VIK 개런티’ 프로그램을 작년 3월부터 운영하고 있다. 중고차를 반납하는 조건으로 신차를 할인받아 구매할 수 있다. 출시 1년 만에 이용자가 21만 명을 넘어섰을 정도로 인기다.

현대차는 코로나19 사태로 ‘수요 절벽’에 처한 해외 시장에서도 비슷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미국에선 차량 구매·리스 고객이 실직한 경우 신차를 반납하거나 최대 6개월간 할부·리스 금액을 대신 지불해주는 ‘어슈어런스 프로그램’을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1년 만에 재도입했다.

현대차 노사는 지난달 ‘품질혁신 공동선언’을 발표하는 등 전사적인 품질 개선 노력에도 나섰다. 노사는 “고객이 만족하는 완벽한 품질 확보와 시장 수요에 따른 생산 극대화를 이뤄내겠다”고 다짐했다.

김보형 기자 kph21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