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쇼크'로 제조업 일자리 급감…30대·비정규직 직격탄

입력 2020-07-20 07:20
수정 2020-07-20 07:22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0) 여파로 한국 경제의 근간인 제조업에서 일자리가 크게 줄고 있다. 제조업 일자리는 코로나19 확산 이후 올 6월까지 4개월 연속 감소했다. 특히 30대, 임시근로자 일자리가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전 세계 코로나19 확산세가 진정되지 않아 수출이 여전히 어려움을 겪으면서 제조업 고용 상황은 더 나빠질 것으로 전망된다.

20일 통계청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 6월 제조업 취업자는 전년 대비 6만5000명 줄었다. 전체 취업자가 35만2000명 줄었는데 그중 20% 가까이가 제조업 취업자였다.

제조업 취업자는 3월(-2만2000명), 4월(-4만4000명), 5월(-5만8000명)에 이어 4개월 연속 감소했다. 감소 폭은 점점 커지고 있다. 서비스업 취업자 감소 폭이 축소되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통계청 마이크로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제조업 취업자 중 연령대별로는 30대, 종사상 지위별로는 임시근로자가 코로나19 고용 한파를 특히 강하게 맞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줄어든 제조업 취업자 6만5000명을 연령대별로 보면 30대가 가장 많았다. 감소한 30대 취업자는 4만1000명으로, 전체 제조업 취업자 감소 폭의 63.1%에 달했다. 이어 50대(-3만2000명), 40대(-2만1000명), 20대(-1만5000명), 15∼19세(-1000명) 순으로 취업자 감소가 컸다.

다만 60대 이상에서는 취업자가 오히려 4만5000명 늘었다.

제조업 30대 취업자는 3월(-3000명)과 4월(-6000명)까지만 해도 40대 등 다른 연령대보다 상대적으로 감소 폭이 작았으나 5월(-2만9000명)과 6월(-4만1000명)에는 모든 연령대 중 감소 폭이 가장 커졌다.

제조업 임시근로자 취업자는 지난달 6만1000명 줄었다. 이는 제조업 취업자 감소 폭 6만5천000명 중 93.8%에 해당한다. 임시근로자 다음으로는 고용원이 있는 자영업자(-2만8000명), 무급가족종사자(-1만1000명), 일용근로자(-2000명) 순으로 많이 줄었다. 상용근로자(3만1000명)와 고용원이 없는 자영업자(6000명)는 늘었다.

지난 3∼5월에는 고용원이 있는 자영업자의 감소 폭이 임시근로자 감소 폭보다 컸으나 6월 들어 임시근로자 감소가 크게 늘었다.

제조업 일자리가 줄어든 것은 코로나19로 주요국이 봉쇄 조치 등을 시행하면서 수출이 부진해졌기 때문이다.

정동욱 통계청 고용동향과장은 "지난해 반도체와 전자부품 등이 좋지 않아 제조업 취업자 수가 줄었다가 올해 초 나아졌는데, 코로나19가 확산한 이후 수출이 원활하지 않아 자동차 부품, 트레일러 등을 중심으로 다시 제조업 취업자 수가 감소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수출 부진으로 제조업 경기가 어려워지자 상대적으로 기업의 계속 고용 부담이 덜한 임시근로자 일자리가 주로 줄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젊은 층인 30대 역시 이런 영향을 받았을 것으로 분석된다.

코로나19 국내 확산 초기보다 서비스업 취업자 감소 폭이 축소하고 있는 것처럼, 시차를 두고 제조업 경기와 고용도 나아질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으나 전망이 밝지는 않다. 정부는 전 세계적인 코로나19 확산세가 쉽게 진정되지 않고 있어 예상보다 수출 부진이 길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