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9월 안에 독감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모두에 쓸 수 있는 진단키트를 시장에 내놓겠습니다.”
최의열 바디텍메드 대표가 “겨울철 유행하는 독감과 코로나19 증상을 구분하기가 쉽지 않다”며 이같이 말했다. 바디텍메드는 코로나19 진단에서 대표적으로 쓰이는 세 가지 방식 모두로 진단키트를 개발한 바이오 기업이다. 코로나 진단 3종 키트 모두 출시
바디텍메드는 1998년 설립돼 사업 22년차를 맞은 국내 1세대 체외진단 전문업체다. 체외진단과 관련해 개발한 제품만 65개에 이른다. 심혈관 질환, 암, 당뇨병, 감염성 질환, 자가면역 질환 등 진단 가능한 영역도 다양하다. 코로나19 유행 전인 지난해에만 729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코로나19가 유행하자 종합호소연쇄반응(RT-PCR), 항체진단, 항원진단 세 가지 방식 모두로 진단키트를 내놓기도 했다.
최 대표가 주목하는 코로나19 진단키트는 항원진단키트다. 지난달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항원진단키트 2종의 수출허가를 받아 이달 브라질 등 중남미 국가에 판매를 시작했다. 항원진단키트는 RT-PCR 방식과 항체진단 방식의 단점을 극복할 수 있는 대안으로 꼽힌다. RT-PCR은 세 가지 진단 방식 중 가장 정확하다. 하지만 검사하는 데만 최소 6시간이 걸린다. 게다가 수천만원의 고가 의료장비가 필요해 장비가 부족한 국가에선 이 방식으로 검사 결과를 받는 데 1주일가량 걸리는 상황이다. 항체진단키트는 15분이면 결과가 나온다. 하지만 감염 이후 3~7일이 지나야 항체가 형성돼 감염 초기엔 진단하기 어렵다. 최 대표는 “코로나19 바이러스 항원을 검사하면 감염 초기에도 10~15분 만에 진단할 수 있다”며 “고가 장비가 필요하지 않아 개발도상국, 소형병원을 중심으로 수요가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항원진단키트 중남미 수출 시작바디텍메드는 항원진단키트를 2종으로 나눠 출시했다. 한 제품은 키트에 코로나19 항원과 결합하는 형광물질 등을 포함해 장비에 넣으면 바로 진단이 가능한 키트다. 다른 제품은 코로나19 감염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형광물질을 별도 투여하는 대신 5㎝ 길이로 소형화한 진단키트다. 최 대표는 “이들 진단키트를 검사하는 장비는 자사가 개발한 다른 30여 종의 진단키트와도 호환된다”고 설명했다.
최 대표는 독감과 코로나19를 동시에 진단할 수 있는 키트도 개발 중이다. 올 4분기 겨울에 접어드는 북반구를 중심으로 독감과 코로나19가 동시 유행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최 대표는 “단순히 진단키트를 개발하는 것만으로는 후발 주자인 중국·유럽 업체들의 추격을 막기 쉽지 않다”며 “A형 독감과 B형 독감, 코로나19 바이러스 감염 여부를 한 번에 검사하는 RT-PCR 방식의 진단키트와 항원진단키트를 시장에 내놓겠다”고 말했다.
이주현 기자 de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