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증시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국내와 미국 주식에 집중하는 사이 연중 신고점을 넘어 지난해 고점을 돌파하고 있다.
이러한 상승의 배경으로는 양호한 경제지표를 들 수 있을 것이다. 중국은 세계 주요국 중 처음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뚜렷한 경기 반등을 보이고 있는 국가다. 코로나19 충격으로 지난 1분기 -6.8%까지 떨어졌던 중국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2분기에 'V'자 반등을 나타냈다. 코로나19 확산이 가장 심각했던 지난 1분기 중국의 경제성장률은 -6.8%였는데 극적인 반전에 성공한 것이다.
중국 국가통계국은 2분기 GDP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2% 증가했다고 지난 16일 밝혔다. 이는 국내외 시장 전망치를 훨씬 웃도는 수치다. 앞서 블룸버그통신은 올 2분기 중국 경제가 평균 2.2%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UBS증권와 노무라증권은 중국의 2분기 경제성장률을 각각 1.2%와 0.6%로 예상했다.
그렇지만 2020년 상반기 기준 중국의 경제성장률이 -1.6%를 나타낸 것에서 볼 수 있듯이, 중국 경제 역시 단기적으로 상승 추세를 회복했을 뿐이지 코로나19 충격을 극복하기에는 여전히 갈 길이 멀다. 중국이 대단히 뛰어난 경제 성적표를 내서라기보다는 세계 주요 국가들의 사정이 워낙 나쁘다 보니 상대적으로 경제를 먼저 정상화한 중국의 모습이 주목받는 것이다.
최근의 중국 주식시장의 급등을 경제회복 변수만으로 설명하기에는 부족하다. 2015년 중국 주식버블과 비교해 볼 때 가장 유사한 공통점은 경기부양책이 진행되고 있다는 것이다.
2015년 같은 금리인하와 GDP 대비 15% 규모의 재정적자를 통한 경기부양책으로 시장에 엄청난 통화가 풀리고 있다. 올해 중국 주식은 양적완화 정책에서 엄청난 자양분을 얻고 있는 셈이다.
최근 중국의 주식·채권 시장으로 글로벌 투자 자금이 대거 유입되는 현상은, 변화된 환경에서 시장이 중국을 새롭게 인식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란 해석도 나오고 있다. 최근 유입된 자금은 2014~2015년 이후 주간 단위로는 최고를 나타내고 있다. 이러한 자금 유입을 통해 거래량이 폭발적으로 증가면서 주식의 상승세를 이끌고 있는 상황이다.
다만 우려되는 부분은 중국 증시에서 개인투자자들의 신용잔고 또한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중국 증시의 최근 상승을 두고 '국가주도 강세장'이 비극으로 치달았던 2015년의 트라우마를 떠올리는 투자자들도 있을 것이다. 중국 내 실물·금융시장 격차가 커지고 금융시장 변동성도 커진 탓에 단기적으로 증시가 급등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망가진 공급망 회복을 통한 수출 장려보다 내수 확대를 위해 증시를 부양, 민간의 소비 여력을 높이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는 해석도 있다.
그렇다면 중국 주식은 현재 지나치게 고평가돼 있을까? 2015년과 현재 상하이종합지수를 비교해 보면 지금이 그때와 같은 버블국면은 아니라고 말할 수 있다.
실적 대비 주가수준(밸류에이션)이나 주가수익비율(PER)이 2015~2016년의 중국보다 저평가돼 있다. 밸류에이션 측면만 놓고 보면 현재 중국은 미국보다 저평가된 상황이다.
단기 상승 후 주춤거리고 있는 중국 증시의 상승흐름은 여전히 유효하다는 판단이다. 단기 조정 이후 상승흐름을 나타낼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가파른 상승보다는 완만한 상승흐름이 예상된다. 중국 경제가 지속적으로 회복이 되고는 있지만 여전히 경기 하방압력에 직면해 있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중국시장이 글로벌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2015년 버블당시와는 차이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2015년 버블당시에는 중국 시장의 상승이 글로벌 시장에 거의 영향을 주지 않았다. 그러나 이번에는 글로벌 시장에 일정한 영향을 줄 것으로 판단된다. 당시와 현재 중국 시장의 가장 큰 차이는 중국 시장에 대한 외국인 보유비중이 다르다는 것이다.
중국 주식시장의 흐름은 글로벌주식에 일정부분 영향을 줄 것이며, 특히 원자재 가격상승과 연결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된다.
결론적으로 중국주식과 중국경제는 다양한 투자자산에 영향을 주는 점을 상기하고 이들의 움직임을 통해 적절한 투자기회를 활용하는 자세가 필요해 보인다.
마경환 GB투자자문 대표(네이버 밴드 GB 투자자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