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언유착 의혹'의 핵심 피의자인 전 채널A 기자가 검찰에 구속됐다.
서울중앙지법 김동현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17일 이 모 전 채널A 기자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한 후 "언론과 검찰의 신뢰 회복을 위해서라도 현 단계에서 구속 수사가 불가피하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김 부장판사는 "피의자가 특정한 취재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검찰 고위직과 연결해 피해자를 협박하려 했다고 의심할만한 상당한 자료들이 있다"며 "광범위하게 증거를 인멸해 수사를 방해했고 향후 계속적으로 증거를 인멸한 우려도 높다고 보인다"며 발부 사유를 설명했다.
이모 기자는 '신라젠 의혹'을 취재하면서 수감 중인 이철 전 밸류인베스트코리아(VIK) 대표에게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 등의 비리와 관련된 의혹을 제보하지 않으면 형사상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고 협박한 혐의를 받는다. 이 모 기자는 올해 2~3월 이철 전 대표에게 수차례 편지를 보내 "(검찰이) 가족의 재산까지, 먼지 하나까지 털털 털어 모두 빼앗을 가능성이 높다"며 취재 협조를 요청했다. 이 전 대표는 검찰 조사에서 이 기자의 편지를 받고 두려움을 느꼈다는 취지로 진술한 바 있다.
수사를 맡은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부장검사 정진웅)는 지난 15일 이모 기자에게 강요미수 혐의를 적용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검찰은 이모 기자가 여권 인사의 비리를 캐내기 위해 윤석열 검창총장의 최측근인 한동훈 검사장과 협박을 공모했다고 의심하고 있다. 수감 중인 이철 전 대표를 대신해 이모 기자를 만난 제보자 지모씨는 이 기자가 자신과 만난 자리에서 한동훈 전 검사장과 통화한 녹취록을 들려주며 취재를 시도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번 '검언유착 의혹' 수사의 공정성을 둘러싸고 추미애 법무부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이 충돌하면서 장관이 수사지휘권을 발동하기도 했다.
법원이 이모 기자에 대해 구속영장을 발부하면서 한동훈 전 검사장에 대한 수사도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수사팀은 지난달 초 한 검사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했다. 이에 대해 한 검사장은 "이모 기자와 공모한 사실이 없으며 '검언유착' 의혹 폭로가 특정 세력의 '공작'이다"고 반발하고 있다.
남정민 기자 peux@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