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중국 공격하려고 코로나 바이러스 만들어"…음모론 '활개'

입력 2020-07-18 09:12
수정 2020-10-15 00:02

‘팩트’를 배격한 채 헛된 믿음을 쫓는 음모론이 해외에서 활개를 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조지 플로이드 사건’ 등을 틈타 피어난 음모론은 유튜브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타고 퍼지며 사회를 더 혼란스럽게 하고 있다.

최근 미국 뉴욕타임스(NYT) 보도에 따르면 조지 플로이드 사망과 관련한 시위 소식은 SNS와 언론에서 880만 번 언급됐다. 이 중 사실에 근거하지 않은 가짜뉴스와 음모론이 적지 않다고 NYT는 분석했다. 유튜브 채널 ‘존X애리미(JonXArimy)’는 “플로이드의 죽음이 조작됐다”는 내용의 22분짜리 영상을 올렸다. 지난 5월 25일 백인 경찰의 과잉 대응으로 사망한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가 실제로는 죽지 않았다는 내용이다. 미국 극우 집단 ‘큐어넌’은 이 영상을 곧바로 공유했다. 유튜브는 “혐오 표현에 대한 정책 위반”이라며 이 영상을 지웠지만, 이미 140만명에게 공유된 뒤였다.

다른 트위터 계정에도 “플로이드 목을 누른 백인 경찰은 배우다”, “미국 비밀 집단 ‘딥스테이트’에 의해 사건이 조작됐다” 등 음모론을 제기하는 트윗이 수백건 올라왔다. 유튜브에는 세계적인 투자자 조지 소로스 소로스펀드 회장이 시위대에 자금을 대고 있다는 영상이 5개 언어로 90여건 올라온 상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조지 플로이드 시위 중 경찰에 밀려 넘어진 70대 시위자에게 “설정 아니냐”며 음모론을 제기해 빈축을 사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에 “내가 봤을 때 그는 밀쳐진 것보다 더 세게 넘어졌다”며 “경찰이 밀친 뉴욕주 버펄로의 시위자는 안티파(ANTIFA·극우파에 대항하는 극좌파) 앞잡이일 수도 있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전국으로 확산한 시위의 배후 중 하나로 안티파를 지목했다.

코로나19 등 재난 상황이 음모론을 부추기기도 한다. 미국 국무부 산하 여론공작 대응 부서인 ‘글로벌 인게이지먼트 센터(GEC)’가 지난 1월20일~2월10일 미국을 제외한 국가의 트위터 게시물 2900만개를 분석했다. 그 결과 3주 동안 200만 개에 달하는 트윗이 거짓 내용이나 음모론을 담은 것으로 나타났다.

GEC는 “코로나19의 발원지가 중국 우한이기 때문에 바이러스 확산 이유를 아시아인과 연결하는 인종주의적 농담이 가장 많았다”고 분석했다. GEC가 분석한 트윗에는 “빌 앤드 멜린다 게이츠 재단이 코로나19를 만들어냈다”거나 “코로나19는 생화학 무기”라는 주장도 담겨 있었다. 일부 트위터 계정은 “미 국방부 산하 기관이 중국을 공격하려고 바이러스를 만들었다”는 음모론도 제기했다. GEC는 “거짓 이야기를 퍼뜨리는 소수의 가짜 웹사이트를 견제하는 역할을 전통적인 언론 매체가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양길성 기자 vertig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