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구배송도 속도전…美 웨이페어 주가 10배 폭등

입력 2020-07-16 17:52
수정 2020-07-17 01:44
가구는 소비자가 매장에 가서 실물을 보고 사는 대표적인 품목 중 하나다. 소파 같은 대형 가구는 무겁고 커서 직접 가져올 수 없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가구 매장들이 문을 닫으면서 온라인 전문 판매점인 미국 웨이페어가 급부상하고 있다. 지난 1분기 매출과 주문 건수는 각각 23억달러와 990만 건으로 전년 동기에 비해 21%, 20% 늘었다. CNN은 ‘코로나로 오히려 호황을 맞은 기업’으로 웨이페어를 꼽으면서 “재택근무가 확산하면서 가정에 사무환경을 조성하려는 수요도 증가했다”고 보도했다. 지난 3월 중순 23달러였던 주가가 최근 210달러 수준으로 10배 가까이 폭등해 주목받았다.

2002년 설립된 웨이페어는 온라인 가구 판매라는 ‘한우물’만 꾸준히 파왔다. 차별화한 경쟁력은 다양한 제품과 빠른 배송이다. 협력업체 1만1000곳으로부터 공급받은 인테리어 제품 1800만 개를 갖추고 있다. 어느 지역이든 이틀 안에 배송이 가능하도록 북미와 유럽에 대형 물류센터 12곳을 보유해 시스템과 인프라를 갖췄다. 무료배송과 꼼꼼한 포장으로 소비자의 만족도를 높이고 있다.

공동 창업자이자 공동 회장인 스티브 코닌과 니라즈 샤는 고등학생 시절 코넬대 여름캠프에서 만나 단짝이 됐다. 이들은 코넬대 공대를 졸업한 뒤 2002년 웨이페어의 전신인 소형 가구 쇼핑몰 랙스앤드스탠즈닷컴을 세웠다. ‘닷컴 호황’ 초기라 사업은 승승장구했고 홈데코 쇼핑몰을 250개로 늘려갔다. 이들은 “제품 소싱을 비롯해 배송, 재고 관리, 고객 응대 등 전자상거래 분야의 노하우를 쌓았다”고 말했다. 2011년 온라인몰 및 브랜드를 합쳐 웨이페어로 새출발했고 2014년 10월 미국 증시에 상장했다.

북미와 유럽의 홈데코 시장 규모는 8000억달러가 넘는데 웨이페어의 점유율은 1%대에 불과하다. 그만큼 성장 가능성이 무한하다는 게 회사 측 판단이다. 그래서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소셜네트워크에서 ‘웨이페어 쿠폰을 못 받은 미국인은 없을 것’이란 말이 나올 정도다. 지난해 마케팅으로만 10억달러를 썼다.

일각에선 우려도 제기한다. 상장 후 아직도 수익을 내지 못했다. 지난해 매출은 90억달러였지만 손실이 10억달러였다. 올 1분기에도 2억8600만달러의 손실을 봤다. 앤드루 레프트 시트론리서치 연구원은 “웨이페어의 막대한 투자가 지속 가능할지 모르겠다”며 “아마존이 최근 홈데코 사업을 키우는 등 경쟁이 심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샤 최고경영자(CEO)는 “온라인에서 보유한 강점들이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두각을 나타낼 것”이라고 밝혔다.

김정은 기자 likesmi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