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분식회계 사기당했던 버핏…피해액 8800억원 돌려받는다

입력 2020-07-16 11:02
수정 2020-08-01 00:02

3년 전 독일 기업을 인수하려다 대형 사기극에 휘말렸던 워런 버핏 벅셔해서웨이 회장이 약 8800억원을 돌려받게 됐다.

로이터통신의 15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미국 뉴욕 맨해튼 연방지방법원의 루이스 리먼 판사는 이날 독일 파이프회사 빌헬름슐츠가 벅셔해서웨이의 자회사인 프리시전 캐스트파츠에게 6억4300만유로(약 8800억원)를 배상하라는 중재안을 이날 확정했다.

벅셔해서웨이의 항공부품 자회사인 프리시전 캐스트파츠는 2017년 초 독일 빌헬름슐츠의 미국 및 독일 사업부를 인수했다. 당시 세계 최대 파이프 부품회사에 버핏 회장이 투자한다는 점이 화제를 모았고, 그동안 벅셔해서웨이의 인수 중 최대 규모 중 하나로 꼽혔다. 인수가격은 8억유로(약 1조1000억원)였다.

그러나 벅셔해서웨이는 빌헬름슐츠가 실적을 부풀리기 위해 허위자료를 활용해 분식회계를 저질렀다고 주장하며 2018년 중재 절차를 밟기 시작했다. 실제 가치는 8억유로가 아닌 1억5700만유로에 지나지 않는다는 주장이었다. 인수 당시 빌헬름슐츠는 파산 직전 상태였다. 벅셔해서웨이의 오판을 두고 ‘버핏도 실수를 한다’는 평가가 현지에서 나왔다.

앞서 지난 4월 미국중재협회의 국제분쟁중재센터는 빌헬름슐츠가 매각을 위해 적극적으로 사기극을 벌였다는 점을 인정했다. 다만 빌헬름슐츠가 반환해야 하는 액수는 인수가에서 실제 가치를 뺀 6억4300만유로로 한정했다.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