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보내라"…오바마·게이츠·머스크 등 트위터 해킹

입력 2020-07-16 09:26
수정 2020-10-14 00:02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과 미국 민주당의 대선후보 조 바이든 전 부통령,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등 유명인사의 트위터 계정이 대거 해킹당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15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피해 계정엔 유명 민주당 정치인을 비롯해 아마존 CEO인 제프 베이조스, 워런 버핏 벅셔 해서웨이 회장, 마이클 블룸버그 전 뉴욕시장, 억만장자 가수 칸예 웨스트 등 다양한 분야의 인사들이 포함됐다. 애플과 우버, 비트코인, 코인베이스, 리플 등 기업들의 공식 트위터 계정도 비슷한 방식으로 해킹됐다.

전세계적인 유명인들의 트위터 계정이 동시다발적으로 해킹당한 것은 초유의 일이라고 뉴욕타임스는 분석했다. 주요 외신들에 따르면 이날 이들의 계정에 '30분 안에 1000달러(약 120만원)를 비트코인으로 보내면 돈을 두배로 돌려주겠다'는 글이 올라왔다가 삭제됐다. 우버와 애플 공식 트위터에도 비트코인 송금을 요구하는 비슷한 글이 올라왔다.

AP통신은 "비트코인 사기꾼들의 해킹 행각으로 보인다"며 "유명 기업인과 정치인, 중요 기업의 트위터 계정이 한꺼번에 해킹당했다"고 보도했다. CNBC에 따르면 사기 행각에 이용된 비트코인 블록체인 주소로 12 비트코인(1억3000만원) 넘게 송금된 것으로 파악됐다. 제미니 암호화폐 거래소의 공동창업자인 캐머런 윙클보스은 트위터에 글을 올려 "이것은 사기다.돈을 보내지 마라"고 경고했다

보안 전문가들은 이날 사건에 대해 공격자들이 피해자들의 계정을 완전히 장악해 계정에 연계된 이메일 주소까지 변경해 실제 사용자들의 접속을 어렵게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해킹된 계정은 2단계 인증과 강력한 비밀번호를 사용했지만 해커들은 트위터의 웹앱 기능을 이용해 사기성 글을 게시한 것으로 보인다고 블룸버그는 분석했다.

트위터는 이날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등 유명인사들의 계정이 해킹을 당한 사건을 조사 중"이라며 "이 과정에서 트윗 글 게시와 비밀번호 변경 등 일부 기능을 제한하고 있다"고 밝혔다. 트위터는 이날 '트위터 서포트' 계정을 통해 "우리가 이번 사건을 점검하는 동안 트윗을 하거나 비밀번호를 새로 설정할 수 없을 수도 있다"는 공지글을 올리고 사용자들에게 이같이 안내했다.

특히 베이조스와 게이츠, 머스크 등은 세계 10대 부호에 드는 인사로 트위터 팔로워가 수천만명에 달해 피해가 더욱 커질 수 있다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해킹을 당한 트위터 주가는 장외 거래에서 2.3% 하락했다.

김정은 기자 likesmi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