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성과 다름'의 시너지…MBTI로 탄탄한 조직문화

입력 2020-07-16 15:15
수정 2020-07-16 15:17
최근 한 예능 프로그램에서 아이돌 그룹 멤버들이 성격유형검사(MBTI)를 하는 장면이 나온 이후 이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아니, 요즘 젊은 세대들이 MBTI에 푹 빠져 있는 트렌드를 프로그램에 빠르게 반영했다는 게 더 맞을 것이다. 최근 필자가 진행하고 있는 조직 문화 개선 워크숍에서도 MBTI를 활용하고 있다. 과연 조직과 리더들이 MBTI를 어떻게 활용하면 좋을까?

우선 구성원들의 ‘다름을 이해’하기 위한 도구로 활용할 수 있다. MBTI는 타고난 성격을 16가지 유형으로 분류하고 유형별로 심리적 특성과 행동들을 구체적으로 나열한다. 자신의 강점과 약점을 정확히 파악하고, 각각의 특성이 타인과 상호작용할 때 어떻게 작동되는지 이해한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특히 조직의 위계구조에서 상층부에 있는 리더들은 더욱더 어려울 수 있다. 조직의 최고경영자(CEO)로서 자신이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사고나 행동을 하는 직원이 있다면 그 사람의 MBTI 유형을 살펴봐야 한다. 그러면 상대가 자신을 골탕 먹이려고 일부러 그러는 것이 아니라 타고나기를 그렇다는 것을 깨닫고 화를 가라앉힐 수 있다. 자칫 폭주하기 쉬운 자신의 생각과 행동을 조절하기 위해 MBTI를 현명하게 사용하는 사례다.

‘다름을 활용’하기 위한 도구로도 이용 가능하다. 모든 조직의 생존에 필수 키워드가 된 ‘창조’ ‘혁신’을 위해서는 구성원의 다양성이 전제돼야 한다. 생각해보라. 동질적 집단에서 다양하고 새롭고 혁신적인 아이디어가 나오겠는가? 한 외국계 정보기술(IT) 회사의 기업 세일즈담당 임원은 최근 자기가 새로 맡게 된 부서의 구성원이 대부분 남성인 것을 보고 걱정이 앞섰다고 한다. 변화하는 시대에 달라진 제품을 다르게 팔아야 하는데, 다양성이 부족한 팀 문화에서는 좋은 결과가 나오기 힘들다는 것을 경험적으로 알고 있기 때문이다.

글로벌 금융회사 브리지워터의 CEO인 레이 달리오는 인간의 신체적 특징이 육체적 한계를 결정하는 것처럼, 태어날 때부터의 뇌가 개인의 정신적 활동에 차이를 만들어 낸다는 것을 강조한다. 그는 사람 간의 이런 차이점을 인식하고 활용하기 위해 ‘야구카드(baseball cards)’를 개발해 활용하고 있다. 야구카드에는 MBTI를 포함해 여러 진단검사로부터 추출된 구성원들의 데이터가 기록돼 있다. 예컨대 ‘풍부한 상상력’과 같은 특성, ‘다른 사람에게 책임 묻기’와 같은 행동, ‘외향적’과 같은 성격 표현 등이다. 이 카드를 통해 조직원들은 서로에게 무엇을 기대하고, 어떤 업무를 믿고 맡길 수 있는지에 대해 알게 되고 이를 바탕으로 협업한다. 브리지워터가 변화무쌍한 글로벌 금융 환경 속에서도 승승장구하는 배경에는 그들만의 독특한 일하는 방식이 자리잡고 있다.

MBTI에 열광하는 젊은 세대들은 조직 안에서 각자의 개성을 이해받고 자신의 목소리를 내면서 일하고 싶어 한다. 다양성이 존재하고 다름의 시너지가 나는 조직 문화, 우리가 추구해야 할 방향이다.

임주영 < IGM 세계경영연구소 교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