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서구 수돗물에서 발견된 유충이 정수장뿐 아니라 배수지 두 '곳에서도 나온 것으로 조사됐다. 서구뿐만이 아니라 부평구 계양구 강화군에서도 수돗물 유충 관련 신고가 접수됐다. 시민 불안이 커지면서 빠른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인천시는 15일 오후 1시 기준 101건의 수돗물 유충 관련 민원이 제기됐다고 밝혔다. 지역별로 서구 86건, 계양·부평 14건, 강화군 1건 등이다. 전날 낮 12시 23건과 비교하면 다섯 배 수준으로 늘어났다. 시는 공촌정수장과 연결된 배수지 여덟 곳을 모니터링한 결과 배수지 두 곳에서 유충이 발견됐다고 설명했다. 시 관계자는 “강화·검단 배수지 청소를 시작했고 7일 이내 모든 배수지에 대한 청소를 마무리할 방침”이라고 했다.
부평구와 계양구에서도 유충 발견 민원이 발생해 부평정수장 여과지에서 세 차례 조사했지만 유충은 확인되지 않았다고도 설명했다. 시는 이들 지역 사례는 공촌정수장 수계와는 별개 원인에 의해 발생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인천시는 공촌정수장 활성탄 여과지에서 발생한 깔따구 유충이 수도관을 통해 가정으로 이동한 것으로 파악 중이다. 정수 처리 과정에서 0.8∼1.2ppm 농도의 염소를 투입하는데, 일부 개체가 가정까지 수도관을 타고 이동한 것으로 추정했다.
시는 공촌정수장의 고도정수처리공정을 표준 공정으로 전환하는 한편 곤충 퇴치기 설치, 세척주기 단축, 중염소 추가 투입 조치와 함께 정수지 청소를 4일 이내에 완료할 계획이다. 시는 피해 지역 주민에게 미추홀참물과 한국수자원공사에서 협조받은 생수를 지원하는 한편 대량의 급수 공급이 필요할 경우 급수차를 통해 물을 공급하기로 했다. 박남춘 인천시장은 “이른 시간 안에 수질을 정상화할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청와대 국민청원에는 ‘인천시 유충 수돗물 문제 해결 및 관련 담당자 징계 요청’이 올라오기도 했다. 청원인은 “관련 부서에 문의해 보니 ‘문제의 원인을 찾고 있다’ ‘언제까지 확인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는 답변을 받았다”며 “(인천시가) 이번 사안을 안이하게 대처하고 있는 것 같다”고 주장했다.
또 청원인은 지난해 ‘붉은 수돗물 사태’에 이어 유충 수돗물까지 발생한 것은 인천시 상수도사업본부 관련 담당자들의 업무 태만과 관리 소홀에 책임이 있다고 했다. 이 문제를 그냥 넘어가선 안 된다고도 강조했다.
인천=강준완 기자 jeff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