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가전제품 렌털 사업을 담당하는 조직을 확대했다. ‘구매’보다 ‘대여’를 선호하는 젊은 소비자들을 중심으로 급팽창하는 렌털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서다. LG전자는 올해 렌털 사업에서 500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보인다.
15일 LG전자에 따르면 국내 영업 총괄조직인 한국영업본부의 B2C그룹에 속해 있던 ‘케어솔루션담당’이 한국영업본부 직속 조직으로 개편됐다. 조직명도 ‘렌탈케어링사업담당’으로 바꿨다. 한국영업본부가 렌털 사업을 직접 챙기겠다는 의미다. 권한도 커졌다. 가전사업을 총괄하는 H&A사업본부로부터 상품 기획과 영업전략 수립 업무 중 일부를 넘겨받았다.
LG전자의 렌털 사업 조직은 매년 덩치가 커지고 있다. 2017년까지는 1개 팀이 렌털 사업을 총괄했다. 2018년 말부터는 4개 팀을 거느린 담당으로 위상이 올라갔다. 한국영업본부 직속으로 바뀌면서 7개 팀을 거느린 대조직으로 발돋움했다. LG전자의 사업조직 규모는 팀, 실, 담당으로 갈수록 커진다.
렌털은 최근 LG전자의 ‘효자’ 사업으로 떠올랐다. 2015년 1000억원대에 머물던 렌털 매출은 지난해 4398억원으로 4년 만에 세 배 이상 성장했다. 올해 1분기 매출은 1317억원으로 분기 기준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업계에서 시장 지배력을 판단하는 척도 중 하나인 계정(회원) 수도 지난해 말 기준 200만 개에 달한다. 2018년 말에 비해 40%가량 회원이 증가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LG전자 관계자는 “지난해 국내 사업에서 렌털이 차지하는 비중은 7% 수준이었지만 올해는 두 자릿수로 커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LG전자는 정수기, 맥주제조기, 공기청정기, 건조기, 스타일러, 전기레인지, 식기세척기, 안마의자 등 자사의 8가지 제품을 빌려주고 있다. 다른 렌털 업체에서는 LG 제품을 빌릴 수 없다.
렌털 사업은 잠재소비자를 유입시키는 역할도 한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가전을 직접 구매하는 것보다 초기 비용이 적게 들어 소비자를 쉽게 끌어들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최근 출시한 맥주제조기 LG 홈브루의 출고가격은 199만원이지만 렌털 이용료는 월 4만9900원이다. 홈브루에 관심은 있지만 가격 때문에 고민했던 소비자들이 렌털을 이용하는 사례가 많다.
렌털 사업의 효과는 판매와 다를 것이 없다. 의무사용기간 이후 아예 제품을 구매하는 소비자가 적지 않아서다. LG전자 관계자는 “더 많은 소비자가 LG 가전을 경험할수록 브랜드 위상이 높아진다”며 “LG 가전에 익숙해진 소비자들은 다른 제품을 구매할 때도 LG 제품을 고를 가능성이 높다”고 강조했다.
국내 렌털 시장은 급성장하고 있다. KT경제경영연구소에 따르면 2016년 25조9000억원이었던 국내 렌털 시장은 올해 40조1000억원 수준으로 커질 전망이다.
이수빈 기자 ls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