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살아들 '가방감금 살인' 계모, 사망아동 동생도 학대 정황

입력 2020-07-15 17:10
수정 2020-07-15 17:12

동거남의 9세 아들을 여행용 가방에 가둬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을 받는 40대 여성이 사망한 아동의 동생도 학대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대한아동학대방지협회와 경남여성변호사회는 15일 대전지검 천안지청에 아동복지법상 상습학대 혐의로 성모 씨(41·여)를 고발했다.

공혜정 대한아동학대방지협회 대표와 손명숙 경남여성변호사회 회장은 이날 성 씨에 대한 첫 재판이 끝난 뒤 "숨진 아홉살 초등학생의 동생도 학대한 정황이 있다"고 밝혔다.

이들은 고발장을 통해 "숨진 아동의 동생 A 군은 2018년 11월께부터 2019년 4월까지 형, 부친과 함께 생활했다"고 말했다.

당시 성 씨는 숨진 아동과 A 군을 수시로 때리는 등 학대했고, 나무로 된 매를 학대에 사용했으며 A 군은 새끼발가락에 멍이 들 정도로 발바닥을 맞은 적도 있다고 주장했다.

또 "A 군은 '무슨 잘못을 저질렀는지 이유도 모른채 맞아야 했다'고 증언했다"면서 "A 군이 성 씨가 휘두르는 매를 피하자 허공을 가른 매가 벽에 구멍을 낸 적도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성 씨에 대한 첫 재판에서도 A 군을 학대한 정황이 드러났다.

검찰은 "2018년 초부터 사망 아동의 동생도 성 씨와 함께 살았으나 성 씨의 체벌 등으로 동생은 생활에 적응하지 못해 지난해 4월 친모에게 보내졌다"고 언급했다.


앞서 성 씨는 지난달 1일 동거남의 아들을 가로 50㎝·세로 71.5㎝·폭 29㎝ 크기 여행용 가방에 3시간가량 감금했다가 다시 4시간 가까이 가로 44㎝·세로 60㎝·폭 24㎝의 더 작은 가방에 가둬 결국 숨지게 한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성 씨는 숨진 아동이 수차례 '숨이 안 쉬어진다'고 호소하는 데도 여행가방에서 꺼내주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고, 아동이 갇힌 가방 위에 올라가 뛰거나, 가방 속에 뜨거운 헤어드라이어 바람을 불어넣기도 했다.

이날 진행된 첫 재판에서 성 씨는 상습적인 학대와 폭행을 인정하면서도 "살해할 고의는 없었다"며 살인 혐의를 부인했다. 성 씨의 다음 재판은 8월19일 열릴 예정이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