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수돗물 유충 '깔따구' 사태…서구·부평 이어 강화도까지

입력 2020-07-15 17:06
수정 2020-07-15 17:08
인천시 "수돗물 직접 마시는 것 자제해달라"지난해 붉은 수돗물 사태로 곤욕을 치른 인천시 서구에 이어 부평구 일대와 강화도까지 연이어 수돗물에서 깔따구류 유충이 발견됐다. 유충이 정수장뿐만 아니라 배수지 2곳에서도 나온 것으로 나타나 인천시와 상수도 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15일 인천시 등에 따르면 인천 서구를 비롯해 부평과 강화도 지역에서 수돗물 속 유충이 발견됐다는 민원이 들어왔다.

인천 서구지역에선 주로 정수장에서 직접 수돗물을 공급받는 왕길동과 당하동 등 저층 빌라에서 발견됐으며 지난 9일부터 20여건의 신고가 접수됐다.

또 이날 부평구 갈산동의 한 아파트 수돗물에서 유충이 나왔다는 민원이 제기됐다. 이 아파트에 거주하는 A씨는 이날 오전 4시께 출근을 위해 수돗물을 틀었는데 벌레 유충이 대량으로 나와 깜짝 놀랐다며 사진을 제공했다.

앞서 전날 인천 강화지역 한 맘카페에는 "강화도에도 수돗물 유충이 나왔다"라는 제목의 글과 사진이 게재됐다.

이 글 게시자는 "인천 수돗물에 유충 나왔다는 뉴스를 보자마자, 확인해보니 유충이 발견됐다"면서 "소름이 돋고 순간적으로 소리를 질렀다"고 설명했다.

상수도사업본부 등에서 즉시 현장점검을 실시한 결과 발견된 유충은 깔따구류의 일종인 것으로 확인됐다. 문제는 유충 발견 지역이 하룻새 광범위하게 확산되고 있다는 점이다.

이에 시는 공촌정수장과 연결된 배수지 8곳을 모니터링한 결과 배수지 2곳에서 유충이 발견된 것을 확인했다. 시는 강화·검단 배수지 청소를 시작했으며, 7일 이내 모든 배수지에 대한 청소를 마무리한다는 방침이다.

시는 부평구와 계양구에서도 유충 발견 민원이 발생해 부평정수장 여과지에서 3차례 조사를 시행했지만 유충은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시는 이들 지역 사례는 공촌정수장 수계와는 별개 원인에 의해 발생한 것으로 보고 있다. 시는 현재까지 조사한 결과 공촌정수장 활성탄 여과지에서 발생한 깔따구 유충이 수도관을 통해 가정으로 이동한 것으로 판단했다.

시는 정수 처리 과정에서 0.8~1.2ppm 농도의 염소를 투입하고 있어 기존에는 곤충이 소멸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일부 개체가 가정까지 수도관을 타고 이동한 것으로 추정했다.



이에 따라 공촌정수장의 고도정수처리공정을 표준 공정으로 전환하는 한편 곤충 퇴치기 설치, 세척주기 단축, 중염소 추가 투입 조치와 함께 정수지 청소를 4일 이내에 완료할 예정이다.

인천시는 "발견된 유충 등은 여름철 기온이 올라가면서 물탱크나 싱크대 등에 고인물에서 발생할 수도 있다"며 "신고가 접수된 지역 3만6000여 세대에 수돗물을 직접 마시는 것을 자제해달라"고 당부했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