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사진)이 14일 2025년 세계 전기차 시장의 10% 이상을 차지하겠다는 목표를 처음으로 공개했다. 또 “세계 최고의 친환경 기술 기업이 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정 수석부회장은 14일 청와대에서 열린 ‘한국판 뉴딜 국민보고대회’에 화상으로 참여해 “친환경 사업은 현대차의 생존, 더 나아가 국가의 미래가 걸려 있다. 반드시 잘 해내겠다”며 이 같은 포부를 밝혔다. 그는 경기 고양시 현대모터스튜디오에서 원격으로 발표했다.
정 수석부회장은 “내년은 현대차그룹이 전기차 분야에서 도약하는 원년이 될 것”이라며 “전기차만을 위한 전용 플랫폼이 적용된 차세대 전기차가 출시된다”고 발표했다. 이어 “차세대 전기차는 20분 내 충전이 가능하고, 한 번 충전으로 450㎞ 이상 달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현대차는 내년 1월 차세대 전기차(코드명 NE)를 생산할 계획이다. 이 차는 전기차를 만들기 위해 설계한 전용 플랫폼(e-GMP)을 활용한 첫 번째 차다.
장기 목표도 공개했다. 그는 “현대차와 기아차는 2025년까지 23종 이상의 전기차를 내놓을 계획”이라며 “5년 뒤 연간 전기차를 100만 대 판매하고, 시장 점유율 10% 이상을 기록해 글로벌 리더가 되겠다”고 말했다.
삼성SDI, LG화학, SK이노베이션 등 국내 배터리 제조사와의 협업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정 수석부회장은 “세계 최고 수준의 배터리 3사가 한국에 있어 영광”이라며 “잘 합력해 세계 시장 경쟁에서 앞서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정 수석부회장은 지난 5월부터 3개사의 배터리 생산시설을 방문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을 만나 미래 배터리 기술을 논의했다.
정 수석부회장은 수소전기차 시장을 선도하겠다는 계획도 발표했다. 그는 “국내 시장에서 수소버스와 수소트럭 판매를 확대하고, 미국과 중국 등 해외 시장도 적극 개척하겠다”고 말했다. 수소를 이용해 전기를 생산하는 연료전지 시스템을 그룹 미래 먹거리 중 하나로 키우겠다는 의지도 밝혔다.
그는 “수소전기차의 심장이라고 할 수 있는 연료전지시스템을 지난 20년 동안 140여 개 협력업체와 함께 개발했다”며 “3~4년 내 수명을 두 배 이상 늘리고, 원가는 절반 이하로 낮춘 차세대 시스템을 개발해 시장을 선도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이 시스템은 선박이나 열차, 도심형 항공기, 빌딩, 발전소 등 생활 모든 영역에서 활용할 수 있다”며 “수소를 이용한 전기 생산은 친환경 에너지 솔루션이자 미래 핵심 산업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도병욱/김보형 기자 dod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