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1분기 코로나19발(發) 주가 급락으로 ‘어닝쇼크’를 기록했던 증권사들이 2분기에는 순이익이 대폭 증가했을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개인 투자자들의 주식 열풍으로 증시 거래대금이 급증한 것이 2분기부터 실적에 본격 반영됐기 때문이다.
14일 신한금융투자는 개인투자자가 많이 찾은 키움증권, 삼성증권, NH투자증권, 미래에셋대우증권, 한국금융지주의 지난 2분기 순이익이 9908억원에 달했을 것으로 봤다. 전년 동기 대비 80%, 전분기 대비 1826% 증가한 수치다. 메리츠증권을 포함한 6개사의 2분기 순이익은 약 1조1971억원을 기록했을 것으로 예상했다. 전분기 및 전년 동기 대비 각각 702.1%, 44.0% 증가한 수치다. 국내외 주식 거래가 늘면서 브로커리지 수익이 폭증한 영향이 크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 2분기 하루평균 거래대금은 21조8000억원에 달한 것으로 집계됐다. 전분기 대비 45.5% 증가한 수치다. 코로나 폭락장에 주식시장에 몰려든 ‘개미’들의 행보가 본격적으로 2분기에 반영되면서 거래대금이 급증했다는 분석이다.
2분기 실적 호전 전망에 키움증권 미래에셋대우를 비롯한 증권주는 최근 상승 흐름을 타고 있다. 임희연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2018년 상반기 하루평균 거래대금이 13조5000억원일 당시 증권사들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이 1.2배였던 점을 감안하면 현재는 0.6배로 명백한 저평가 구간”이라며 “주식 거래가 활황일 때 증권주는 무조건 비중을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지영 교보증권 연구원은 “2분기 수준의 거래대금 규모가 당분간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며 “시중 부동자금이 약 1200조원에 육박할 만큼 대기 투자자금이 풍부하고, 정기예금 금리 하락으로 투자자들의 저금리에 대한 피로가 누적돼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개미들의 힘을 확인한 증권사들은 신규 고객 확보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특히 거래가 급증하고 있는 해외주식 투자 고객 유치를 위해 각종 이벤트를 쏟아내고 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올 한 해 국내 투자자가 거래한 해외주식 거래대금은 총 769억달러다.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두 배가량 급증했다.
박재원 기자 wonderf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