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는 삶 전체의 일부분일 뿐…첫 홀 티샷에 너무 집착말아야"

입력 2020-07-13 17:39
수정 2020-07-14 01:02
“내가 골프를 하는 이유, 플레이할 때 즐겁게 치는 법을 알려주셨다.”(BC카드·한경 레이디스컵 우승자 김지영)

“선생님을 만나고 내 인생을 어떻게 행복으로 채워 넣어야 하는지 알게 됐다.”(여자골프 세계랭킹 1위 고진영)

세계적인 선수들이 우승 소감을 말하면서 꼭 잊지 않고 언급하는 이가 있다. 정그린 그린HRD컨설팅 대표(사진)다. 고진영(25)과 이정은(24), 김지영(24) 외에도 최혜진(21), 신지애(32), 김경태(34) 등 15명의 프로 골퍼가 그에게 멘털 코칭을 받고 있다. 그를 거치면 긴 슬럼프에 빠져 있던 선수들이 덜컥 우승을 차지해 업계에선 ‘퀸 메이커’라는 별명까지 생겼다.

13일 서울 강남에 있는 한 카페에서 만난 그는 “‘나만 알고 싶은 선생님’이 가장 마음에 드는 별명 같다”며 “내 능력보다는 선수들이 뛰어난 정신력을 가지고 있어 좋은 성적이 난 것 같다”고 했다.

선수들은 정 대표가 마음의 문을 여는 방법을 안다고 입을 모은다. 그 바탕에는 공감 능력이 있다. 이정은은 “가족, 친구에게도 말 못할 고민, 걱정을 말할 수 있고 선생님이 들어주는 것만으로도 큰 힘이 됐다”고 했다. 정 대표는 “상담 내용은 철저하게 나와 선수만 안다”며 “어떤 부모님은 전화해 무슨 이야기를 했는지 물어보는 경우도 있지만 양해를 구하고 함구한다. 선수와 나 사이에 쌓은 믿음을 깰 수 없기 때문”이라고 했다.

정 대표가 선수들에게 가장 강조하는 부분은 ‘인생의 행복’이다. 골프가 삶의 모든 부분을 차지해 ‘주객이 전도’되는 순간, 선수들이 느끼는 좌절감은 배가 된다는 게 정 대표의 생각이다.

정 대표는 “골프를 인생의 전부로 삼고 살아온 선수들은 마치 골프가 인생의 전부인 것 같고 나머지 인생을 생각하지 않는 경우가 있다”며 “선수들에게 ‘삶이 가장 중요하고, 골프는 그 안에 담겨 있는 일부분인 것을 강조한다”고 했다.

아마추어 골퍼에게 필요한 것도 프로와 다르지 않다. 그는 “1번홀은 18홀 전체의 일부일 뿐인데도 첫 티샷부터 엄청나게 긴장을 한다. 또 그 결과에 따라 무너지기도 한다. 과거일 뿐인 결과를 빨리 잊고 매 홀을 끊어서 집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조희찬 기자 etwood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