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림없는 이재용 동행…'반·디' 산학협력 1000억 쏜다

입력 2020-07-13 17:26
수정 2020-07-14 02:01
삼성전자가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분야 미래기술 개발과 인재 양성을 목적으로 세운 산학협력센터가 설립 2주년을 맞았다. 코로나19로 연구비 조달에 어려움을 겪는 대학을 지원하기 위해 올해도 지난해와 비슷한 1000억원 안팎의 기금을 투입한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동행 철학’을 실천한다는 취지에서다.

삼성전자는 13일 산학협력센터의 실적과 올해 사업계획 등을 발표했다. 2018년 7월 설립된 센터의 목표는 대학의 연구 역량을 끌어올리는 데 있다. 삼성은 지난 2년간 이 기관을 통해 매년 전·현직 교수 350여 명을 지원했다. 연간 박사 장학생과 양성과정 학생 400명을 돕는 프로그램도 함께 운영해왔다. 전체 기금의 80% 안팎을 반도체 관련 연구에 투입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2018년 이전에도 협력 프로그램이 있었지만 여러 부서에 기능이 나뉘어 있었고 예산도 연간 400억원 안팎에 불과했다”며 “산학협력센터 설립 이후 꾸준히 1000억원대의 예산을 편성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산학협력센터는 연구비 지원에만 머물지 않는다. 대학에 교육을 위한 반도체 인프라가 부족하다는 점을 감안해 회사가 보유한 설비를 대학들이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지난해엔 10여 개 대학에서 들어온 약 100건의 연구용 테스트 반도체 제작 의뢰를 모두 무상으로 처리했다.

지식재산권(IP) 업무도 돕고 있다. 산학협력이 실질적인 성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협력 과제의 특허 등록을 장려하고 있다. 이한관 산학협력센터 상무는 “우수 인재가 기업에 진출해 역량을 펼칠 수 있는 선순환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해 힘쓰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가 산학협력을 대폭 강화한 배경엔 이 부회장이 있다. 이 부회장은 본격적으로 경영활동을 재개한 2018년 180조원 규모의 투자 계획을 발표하며 국내 혁신 생태계 육성을 위해 반도체·디스플레이 분야의 산학협력을 확대하겠고 발표했다.

지난해 10월 디스플레이 신규 투자 협약식에서도 “여러 불확실성으로 어려운 시기지만 흔들리지 않고 차세대 기술 혁신과 인재 양성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