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故) 박원순 서울시장이 13일 고향인 경남 창녕에서 영면에 들어간다. 1970년 중학교를 졸업하고 상경해 서울 생활한 시작한 그는 50년 만에 고향으로 돌아갔다.
박 시장의 발인식은 이날 오전 7시20분께 서울 연건동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서 엄수됐다. 영결식은 서울시청에서 열렸다. 이른 아침부터 굵은 빗줄기가 이어졌지만 박 시장의 마지막 가는 길을 배웅하기 위해 100여명의 지지자들이 시청 앞 광장으로 모여들었다.
영결식 현장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감염 우려로 유족과 서울시 간부, 더불어민주당 지도부 등 최소한의 인원만 참석했다. 서울시는 영결식을 유튜브로 생중계했다. 공동장례위원장을 맡은 백낙청 서울대 명예교수와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 서정협 서울시장 권한대행(행정1부시장)은 조사를 통해 고인을 기렸다.
백 교수는 "지금은 애도의 시간"이라며 "박원순이라는 타인에 대한 종합적 탐구나 공인으로서의 역사적 행적에 대한 평가는 애도가 끝난 뒤에나 본격적으로 시작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 시장이 지난 8일 성추행 혐의로 피소된 사실이 알려지면서 박 시장의 공과 과를 놓고 논란이 커지자 이에 대해 자제를 요청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대표는 "나의 오랜 친구 박원순 시장님, 한 평생 정말 고생 많았다"며 "그 동안 그토록 애정을 쏟았던 서울시정이 훼손되지 않도록 옆에서 잘 돕겠다"고 했다. 서 권한대행은 "서울시는 이제 가보지 못한 길을 가야한다"며 "시대를 앞서간 고인의 철학과 가치를 시대의 이정표 삼아 모두의 안녕을 위해 전진하겠다"고 말했다.
영결식은 박 시장의 딸인 박다인 씨가 유족 대표로 인사말을 남기며 마무리됐다. 박 씨는 "이제 서울시장 박원순은 더 이상 없지만 그 자리에 시민 여러분이 계시다"며 "여러분이 바로 서울특별시장"이라고 했다.
영결식이 끝난 뒤 박 시장의 시신은 서울 원지동 서울추모공원으로 옮겨져 화장됐다. 이낙연 민주당 의원과 조희연 서울교육감 등은 서울추모공원으로 자리를 이동해 끝까지 박 시장 곁을 지켰다. 박 시장의 묘소는 유족의 뜻에 따라 박 시장의 고향인 경남 창녕에 야트막한 봉분 형태로 마련된다.
박종관 기자 p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