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잘 걸리지 않는 이유는 바이러스의 체내침투를 돕는 단백질 ACE2(안지오텐신변환효소2)가 성인보다 적기 때문으로 판명됐다. 또 어린이 환자 대부분은 가족들로부터 옮은 경우로 가족들에게 코로나 바이러스를 옮기는 경우는 드문 것으로 나타났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10일 이 같은 연구결과를 토대로 코로나19 2차유행이 오더라도 초등학교와 보육시설의 휴교·휴원 조치는 효과가 없다는 전문가들의 의견을 전했다.
ACE2는 바이러스가 체내세포를 감염시킬 때 입구 역할을 하는 단백질. 미국 마운트사이나이의과대학이 천식환자의 코 점막을 연구한 결과 ACE2의 양은 나이에 정비례했다. 이 대학은 "ACE2가 많을 수록 바이러스가 체내에 침투하기 쉬워지며 어린이들은 ACE2가 적기 때문에 코로나19에 잘 걸리지 않는 것"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지금까지 각국 정부는 교실내 집단발병을 우려해 휴교조치를 내려왔다. 하지만 코로나19에 걸리는 어린이들 대부분은 가정에서 다른 가족들로부터 옮은 것으로 판명됐다. 스위스 제네바대학병원 등 연구그룹이 지난 3~4월 16세 미만의 어린이 확진자 40명을 조사한 결과 78%(31명)가 동거가족으로부터 옮은 것이었다. 어린이가 동거 가족에게 코로나19를 옮긴 경우는 3건 뿐이었다.
중국 톈진대학 등의 연구그룹 조사에서도 어린이 환자 2597명 가운데 98.5%(2558명)는 가족내 성인환자로부터 옮은 것이었다. 어린이 환자는 증세가 심각해지는 비율도 크게 낮았다. 미국 질병대책센터(CDC)에 따르면 6월27일 현재 인구 10만명당 입원환자수는 40~49세가 98.6명이었다. 반면 0~4세는 8.9명, 5~17세는 4명에 불과했다.
이 때문에 일본소아과학회 예방접종·감염증대책위원회는 지난달 "어린이의 감염사례와 중증화 사례가 적기 때문에 학교와 보육시설의 폐쇄는 감염확산 방지에 효과가 미미하다"고 발표했다.
어린이의 코로나19 감염률이 낮은 사실은 전세계적으로 보고되고 있다. 일본 후생노동성에 따르면 7월1일 현재 1만8512명의 확진자 가운데 10세 미만은 1.6%(306명), 10대는 2.5%(469명)이었다. 미국은 6월27일 기준 0~4세 환자가 1%, 5~14세는 3%였다. 한국은 7월5일 기준 10세 미만 환자가 1.54%, 10대 환자는 5.6%에 불과했다.
도쿄=정영효 특파원 hug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