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위안화 기준환율이 넉 달 만에 다시 달러당 6위안대로 떨어졌다. 중국 경제 회복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상하이증시가 연일 상승하면서 해외 자금 유입이 증가하는 데 따른 결과로 풀이된다.
중국 인민은행은 10일 달러 대비 위안화 기준환율을 전날보다 0.20% 내린 6.9943위안으로 고시했다. 위안화 가치가 달러당 6위안 선을 회복한 것은 지난 3월 12일 이후 약 4개월 만이다. 환율이 하락했다는 건 그만큼 위안화 가치가 상승했다는 의미다.
중국 정부가 ‘홍콩 국가보안법’ 강행 방침을 밝히면서 미·중 갈등이 격화된 지난 5월 29일 위안화 가치는 12년 만의 최저인 달러당 7.1316위안까지 추락했다. 하지만 이달 들어 중국 역내외 외환시장에서 위안화 선호 경향이 뚜렷해지면서 4일 연속 가치가 치솟고 있다. 이번주에만 달러 대비 위안화 가치는 1% 이상 올랐다.
전문가들은 “글로벌 투자자들이 중국 증시 랠리에 뛰어들면서 지속적으로 해외 자금이 들어오고 있다”며 “미국이 중국보다 훨씬 강도 높은 통화완화 정책을 펴고 있어 위안화 가치는 더 오를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이런 가운데 미국 증시에 상장된 중국 기술 기업들의 홍콩 증시 2차 상장이 잇따르고 있다. 경제전문 매체 차이신 등에 따르면 나스닥시장에 상장돼 있는 중국 동영상 사이트 비리비리가 홍콩 증시 2차 상장을 위해 최근 투자은행과 사전 협의를 했다.
비리비리는 홍콩 증시에서 전체 지분의 5~10%에 해당하는 주식을 발행할 예정이다. 비리비리의 나스닥 시가총액이 162억달러인 점을 감안하면 발행 주식은 약 62억7500만(약 1조5500억원)~125억5000만홍콩달러(약 1조9500억원) 규모로 추산된다. 2009년 설립된 비리비리는 동영상과 게임, 음악, 애니메이션 등을 서비스하는 플랫폼으로 ‘중국판 유튜브’로 불린다. 2018년 3월 나스닥에 상장했다. 현재 1억3000만 명가량의 월간 이용자를 확보하고 있다.
미국이 화웨이를 비롯한 중국 기술 기업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면서 지난해부터 미국 증시에 상장한 중국 기업들의 홍콩증시 회귀가 이어지고 있다.
베이징=강동균 특파원 kd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