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님이 몸이 아픈 상태에서 영업점에 방문했는데, 객장으로 나와서 진통제를 건네고 물까지 떠다 주셨습니다." (신한은행 서울 석촌역 지점 방문 고객)
신한은행이 은행권 최초로 도입한 카카오톡 '경험 조사'가 호응을 얻고 있다. 창구를 다녀간 고객들이 직원을 직접 칭찬하면서 영업에 선순환이 이뤄지고 있다는 평가다.
신한은행은 지난 4월부터 굿서비스 경험 조사를 정식 도입했다. 영업점 방문 고객이 모바일 설문을 통해 그날 만난 직원의 서비스에 점수를 매기는 일종의 ‘경험 평가’다. 창구 업무를 본 뒤 2시간 내에 카카오톡으로 모바일 설문 링크가 발송된다.
고객은 담당 직원에 대해 1점(bad)부터 5점(good)까지 점수를 줄 수 있다. 5점을 선택하면 서술형 창이 열려 해당 직원에 대한 칭찬 메시지를 남길 수 있다. 직원도 고객의 칭찬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신한은행의 한 지점을 이용한 고객은 "목 수술을 해서 의사소통이 답답했을텐데, 내내 웃으면서 설명을 잘해줘서 고맙다"고 남기기도 했다.
이같은 칭찬이 지난 3개월 간 11만건 넘게 접수됐다는 게 은행 측 설명이다. 매일 평균 1만2899건의 카카오톡 설문을 전송, 평균 2436건의 고객 응답이 돌아왔다. 월 평균 받은 '칭찬'은 3만8564건을 기록했다.
신한은행은 경험 조사에 기반한 고객 소통을 더욱 강화할 계획이다. 이달 초에는 좋은 피드백에 대해 감사의 뜻을 전하고 싶은 직원들의 메시지를 편지로 만들어 고객에게 전달하기도 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일률적인 핵심평가지표(KPI) 대신 고객 경험을 기준으로 영업점을 평가해야 한다는 게 진옥동 행장의 생각"이라며 "무리한 상품 판매 관행을 없애고 직원-고객간 서로 좋은 경험을 주고 받는 문화를 정착시켜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정소람/김대훈 기자 r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