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수정 작가는 10일 "1000만 서울 시민의 수장이었던 사람이 돌연히 모두를 등지고 떠나갔다"며 "그가 이렇게 사라진 연유에 대해 사회를 구성하는 사람들은 알아야 할 권리가 있다"고 말했다.
목 작가는 이날 페이스북에 "박 시장 미투(me too·나도 당했다) 의혹 사건은 박 시장 사망과 함께 '공소권 없음'으로 종결되었다고 경찰은 신속히 발표했다"며 "이로써 의혹은 영원히 의혹으로 남게 되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박 시장 자신을 위해서도, 그를 고소한 전 비서를 위해서도 특히, 진실을 위해 이렇게 사건이 종결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며 "적어도 그의 죽음에 대한 연유는 밝혀졌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목 작가는 "자살이었다면 그를 자살로 몰았던 원인은 무엇인가"라고 되물었다. 이어 "덮어놓고 추모하고, 명복을 빌 뿐, 그들이 서둘러 떠나가야 했던 이유를 집요하게 추적하지 않는 건, 지금껏 우리가 반복해 왔던 일"이라고 강조했다.
목 작가는 "그 모호한 결말은 세상에 만가지 상상과 설들을 떠다니게 하고, 그것은 두고두고 사회를 갉아 먹는다"며 "사회적 존재의 자연스럽지 않은 죽음엔 남은 사람들이 나누어 새겨야야할 사회적 메시지가 있는 법"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또 다시 '어차피 떠난 사람, 유족의 뜻' 운운하며 서둘러 사건을 덮는 과오를 범하지 않기를(바란다)"고 덧붙였다.
목 작가는 <밥상의 말>, <뼛속까지 자유롭고 치맛속까지 정치적인> 등을 펴낸 작가다. 경향신문에 '목수정의 파리통신'을 연재하며 '나는 레즈비언 대통령을 원한다' 등의 칼럼을 쓴 진보 계열 페미니스트로 통한다. 오마이뉴스에는 '목수정이 만난 파리의 생활 좌파'라는 기명 칼럼을 연재했다.
박 시장은 전날 북악산 숙정문 인근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박 시장이 서울시 직원에게 성추행 혐의로 고소를 당했다고 밝혔다. 박 시장이 목숨을 끊으면서 경찰은 박 시장의 성추행 사건에 대한 수사를 '공소권 없음'을 이유로 종결할 방침이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