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상생결제' 결실…2차 협력사도 손쉽게 납품대금 현금화

입력 2020-07-09 15:21
수정 2020-07-09 16:44

LG전자의 ‘상생결제’ 캠페인이 결실을 거두고 있다. 1차 뿐 아니라 2차 협력업체들도 납품대금을 손쉽게 현금화할 수 있는 ‘상생결제시스템’을 활용하고 있다. 지난해 1차 협력사가 2차 협력사에 상생결제시스템을 통해 지급한 대금은 3673억원에 달한다.

LG전자는 9일 1차 협력사가 2차 협력사에 상생결제시스템을 통해 결제한 대금을 공개했다. 이 제도를 처음 도입한 2015년 352억 원에서 지난해 3673억원으로 5년 사이 10배가 늘었다. 올해 상반기 결제액은 2075억원으로 집계됐다.

상생결제시스템은 대기업의 신용을 바탕으로 납품 대금을 손쉽게 현금화할 수 있게 한 프로그램이다. LG전자의 1차 협력사가 2차 협력사에 대금을 지급할 때도 이 시스템을 활용할 수 있다. 이 시스템을 통해 대금을 받은 2차 협력사는 어음을 현금으로 바꿀 때 LG전자의 신용도를 적용받는다. 2차 협력사들이 내야하는 어음할인 수수료율는 통상 9~10% 선. LG전자의 신용도를 적용하면 수수료율을 5%포인트 이상 낮출 수 있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LG전자 외에 다른 대기업들도 이와 비슷한 상생결제시스템을 운영 중이다. 하지만 1차 협력업체들이 참여가 미흡하다. 결제전산원에 따르면 지난해 1차 협력사와 2차 이하 협력사 간 상생결제금액은 1조7000억원으로 집계됐다. 대기업과 1차 협력사 간 상생결제금액인 114조원의 1.5% 선이다. LG전자는 이 비율이 지난해 기준으로 7.4%에 달한다. 올해 상반기엔 10%를 넘긴 것으로 추정된다.

이시용 LG전자 구매경영센터장(전무)은 “협력사에 평가 때 가점을 주는 등 1차 협력사들이 상생결제시스템을 도입하도록 적극적으로 독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LG전자는 상생결제시스템 외에도 협력사들을 돕기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생산성 향상을 위한 컨설팅을 해주고 신기술·신공법을 적용한 부품 개발도 지원하고 있다. 협력업체에 무이자로 자금을 빌려주기도 한다. 지난해 400억 원 규모였던 무이자 자금지원 규모는 올해 550억원 선으로 증가했다.

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