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교통부가 경부고속도로 개통 50주년을 기념해 만든 기념비에 건설을 주도한 박정희 전 대통령 이름이 빠져 논란이 일고 있다.
8일 국토교통부와 한국도로공사에 따르면, 경북 김천에 있는 경부고속도로 추풍령휴게소에 지난달 30일 '(경부고속도로) 준공 50주년 기념비'가 세워졌다.
기념비 2개 중 왼쪽 것엔 김현미 국토부 장관 명의로 "본 고속도로는 5000년 우리 역사에 유례없는 대토목공사이며, 조국 근대화의 초석이 되고 국가발전과 국민생활의 질을 향상시켰을 뿐만 아니라 '하면 된다'는 자신감과 긍정적인 국민정신 고취에 크게 기여했다"는 문장이 새겨져 있다. 오른쪽 기념비엔 발주처였던 건설부 관계자와 시공 업체 직원 등 531명의 명단이 적혀 있다.
그런데 정작 고속도로 건설을 주도한 박정희 전 대통령의 이름은 빠져있다.
논란이 일자 한국도로공사는 "기념비 바로 옆에 박정희 전 대통령이 쓴 문장이 새겨진 준공기념탑이 있는 점을 고려했다"고 해명했다.
조경태 미래통합당 의원은 도로공사의 해명을 납득할 수 없다며 "역사 왜곡을 즉각 중단하고 50주년 기념비를 새로 설치하라"고 요구했다.
조경태 의원은 "그렇다면 당시 건설을 지휘했던 장관들의 명단은 어떻게 설명할 것이며, 고속도로 건설에 아무런 역할도 하지 않았던 김현미 장관의 이름은 왜 새겨넣은 것이냐"며 "박정희 전 대통령이야말로 경부고속도로 건설의 주역임을 누구도 부정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김명일 한경닷컴 기자 mi73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