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세까지 가는 태아보험…임신 22주 안에 가입해야[금융실험실]

입력 2020-07-08 10:51
수정 2020-07-08 10:53


기자의 첫 보험은 중학교 때 부모님이 대신 가입해 준 종신보험이었다. 유년기를 아무 보장 없이 무방비 상태로 지냈던 기자와 달리 요즘 아이들은 태어나기 전부터 보험에 가입하고 출생 후 바로 보장받는다.

태아보험(어린이보험) 덕분이다. 최근 산모의 고령화와 저체중아, 기형아 등 선천성 질환이 증가하면서 태아보험은 요람에서 무덤까지 보장되는 '평생 보험'으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8일 업계에 따르면 태아보험은 대부분 설계사 또는 텔레마케팅(TM) 채널을 통해 가입한다. 보장 내용이 복잡하고 선택해야 할 사항이 많아 혼자 가입하기 어려워서다. 태아보험 가입 시 주의사항과 각 보험사별 태아보험의 보험료, 보장내용을 알아보자.

태아보험은 손해보험사와 생명보험사에서 가입할 수 있다. 생보사는 보장금액이 많고, 손보사는 보장범위가 넓은 것이 특징이다. 대부분의 부모는 손보사의 상품을 택한다. 아이들은 크고 작은 사고 및 질병으로 병원비 지출이 많기 때문이다.

태아보험은 임신을 확인한 날부터 임신 22주 안에 가입할 수 있다. 가입한 태아보험은 아이 출생 1년 이후부터 어린이보험으로 자동 전환된다. 임신 22주가 넘어가면 아이가 태어난 후 어린이보험에 가입해야 한다. 이 경우 태아보험에서 제공하는 임신특약이 제외돼 선천성 질환에 대한 보장을 받을 수 없다.

태아보험 가입 시 부모들을 고민에 빠트리는 것 중 하나가 만기 설정이다. 보험기간은 크게 30세 만기, 100세 만기로 구분되는데 만기가 짧으면 보험료가 저렴하다. 하지만 30세 만기의 경우 보장기간 중 중대한 질병에 걸리면, 100세 만기 보험 재가입이 어렵거나 불가능할 수도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 처음부터 100세 만기를 권장하는 이유다.

보험사별 태아보험 비교를 위해 만 32세, 출산 예정일은 오는 12월19일인 가상의 산모를 기준으로 했다. 일부 보험사에 30년 납입, 100세 만기 상품의 보험가입 제안서를 받았다. 각 상품별 담보 내용의 차이가 크기 때문에 참고만을 권장한다. 정확한 비교는 약관을 살펴봐야 한다.



태아보험은 종합보험과 실손보험으로 분리돼 있다. 종합보험과 실손보험을 더한 금액이 매월 내는 보험료다.

현대해상의 '굿앤굿어린이종합보험Q'의 보험료는 출생 전과 출생 후 모두 동일하게 월 8만9950원이다. 실손의료보험은 출생 전 1만3380원, 출생 후 2만310원이다. 일반상해후유장해 시 1억원, 암 진단 시 5000만원, 뇌혈관질환 및 허혈심상질환진단 시 각각 2000만원을 보장한다.

메리츠화재 '내맘(Mom)같은 어린이보험'은 출생 전 6만5540원, 출생 후 10만4120원이다. 실손의료보험은 출생 전 1만4330원, 출생 후 2만1750원이다. 일반상해후유장해 시 3000만원, 암 진단 시 3000만원, 뇌혈관질환 및 허혈심상질환진단 시 각각 1000만원을 지급한다.

삼성화재 '자녀보험 NEW 엄마맘에 쏙드는'의 경우 출생 전 5만2800원, 출생 후 12만5788원이다. 실손의료보험은 출생 전 1만2499원, 출생 후 1만8971원이다. 일반상해후유장해 시 1억원, 암 진단 시 5000만원, 허혈성심장질환 진단 시 1000만원을 보장받을 수 있다.

KB손해보험 'KB희망플러스자녀보험Ⅱ'의 월 보험료는 출생 전 5만4395원, 출생 후 15만3981원이다. 실손의료보험은 출생 전 1만7542원, 출생 후 2만6622원이다. 일반상해후유장해 시 5000만원, 암 진단 시 3000만원, 뇌혈관질환 및 허혈심상질환진단 시 각각 2000만원을 보장한다.

내 아이에게 평생 울타리가 되어 줄 보험을 선물하고 싶다면 약관을 자세히 살펴봐야 한다. 그다지 필요하지 않거나 청구 가능성이 낮은 약관들은 제외하거나 보장을 낮추고 필요한 특약을 확정하는 것이 좋다.

차은지 한경닷컴 기자 chachac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