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중가수 안치환 씨(55·사진)의 신곡 ‘아이러니’가 진보 세력에 대한 비판을 담은 듯한 가사로 화제를 모으고 있다.
안씨의 소속사 A&L엔터테인먼트는 7일 안씨의 자작곡 ‘아이러니’를 발표했다. 아이러니는 우리말로 ‘반어’ ‘역설’ ‘모순’을 뜻한다.
1절의 가사는 ‘일 푼의 깜냥도 아닌 것이/ 눈 어둔 권력에 알랑대니/ 콩고물의 완장을 차셨네/ 진보의 힘 자신을 키웠다네…아이러니 다이러니 다를게 없잖니/ 꺼져라 기회주의자여’로 이어진다. 정치와 권력에 대한 은유적인 비판으로 읽히는 대목이다.
2절은 ‘끼리끼리 모여 환장해 춤추네/ 싸구려 천지 자뻑의 잔치뿐/ 중독은 달콤해 멈출 수가 없어/ 쩔어 사시네 서글픈 관종이여/ 아이러니 왜이러니 죽쒀서 개줬니’ 등 한층 적나라하다. 굵직하고 시원한 안씨의 목소리가 가사를 돋보이게 한다.
이 곡에 대해 소속사 측은 기존의 밴드 사운드와 일렉트로닉 신시사이저 음향이 조화된 곡이라고 설명했다. 안씨는 신곡 소개에서 “세월은 흘렀고 우리들의 낯은 두꺼워졌다. 그날의 순수는 나이 들고 늙었다”며 “어떤 순수는 무뎌지고 음흉해졌다. 권력은 탐하는 자의 것이지만 너무 뻔뻔하다”고 적었다. 또 “시민의 힘, 진보의 힘은 누굴 위한 것인가? 아이러니”라고 덧붙였다.
안치환은 586세대 대표적인 민중가수다. ‘솔아 솔아 푸르른 솔아’ ‘마른 잎 다시 살아나’ ‘내가 만일’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워’ 등의 대표곡이 있다. 박근혜-최서원 국정농단 사태에 대한 국민의 분노와 열망을 담은 ‘권력을 바라보는 두 가지 시선’, 제주 4·3사건 아픔을 주제로 한 ‘4월 동백’ 등의 자작곡을 내놓은 바 있다.
유재혁 대중문화전문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