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태경 "심상정, 김정일 사망때 조문하자더니 안희정에게 가혹"

입력 2020-07-07 16:50
수정 2020-07-07 16:52


하태경 미래통합당 의원은 6일 문재인 대통령을 비롯한 여당 인사들이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 모친상 빈소에 조화를 보낸 것과 관련 유감을 표하자 "안희정 전 지사가 죄를 저질렀다고 해도 정치적 동료였던 사람에게 문 대통령이 최소한의 슬픔은 나누는게 인간적 도리다"라고 말했다.

하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 글을 통해 "철천지원수 간에도 상을 당하면 조의를 표하는데 안 지사 모친상에 조화 보냈다고 비난하는 건 너무 가혹하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하 의원은 심성정 정의당 대표를 겨냥해 "김정일이 죽었을 당시 우리 정부 차원에서 조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면서 "수십만 북한 주민을 정치범수용소에 가둬 죽이고 연평도 폭격과 천안함 폭침으로 우리 국민과 청년장병들의 목숨까지 빼앗아간 반인륜범죄자의 죽음에는 애도를 주장하고 안 지사 모친상에는 조화도 못 보내게 하는 건 도대체 무슨 기준인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안 지사가 반인륜범죄자인 김정일보다 못하다는 것인가"라며 "정의당의 상중 악담은 고인을 욕보이는 것이니 자중하길 바란다"고 경고했다.



앞서 정의당은 전날 문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안 전지사를 찾아 조문하고 조화를 보낸 데 대해 "피해자와 한국사회에 '성폭력에도 지지 않는 정치권의 연대'로 비치진 않을지 우려스럽다"면서 "민주당은 정말 책임을 통감한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논평했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 또한 "아무리 같은 패밀리라도 대통령이라면 공과 사를 구별할 줄 알아야 한다”며 “그냥 사적으로 조의를 전하는 것이야 뭐라 할 수 없겠지만 어떻게 성추행범에게 ‘대통령’이라는 공식직함이 적힌 조화를 보낼 수 있나”라고 힐난했다.

이어 “조화를 보낸 것 자체도 문제이지만 굳이 보내야겠다면 적어도 ‘대통령’이라는 직함은 빼고 보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자 일부 친문 지지자들은 고(故) 노회찬 전 의원 빈소에 문 대통령이 조화를 보냈던 것을 재거론하고 나섰다.언급하고 있다. 노 전 의원은 인터넷 여론조작을 주도한 의혹을 받고 있는 '드루킹' 일당으로부터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수사를 받던 도중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한편 수행비서 성폭행 혐의가 확정돼 광주교도소에서 복역 중인 안 전 지사의 모친 국중례 씨는 4일 숙환으로 별세했다. 안 전 지사는 법무부의 형집행정지 결정에 따라 새벽 3시쯤 빈소에 도착했다. 수감자에게 제공되는 티셔츠 차림으로 도착해 상복으로 갈아입은 그는 “어머님의 마지막 길에 자식된 도리를 할 수 있도록 허락해주셔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형집행정지는 9일 오후 5시까지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