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2분기에 영업이익 8조100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영업이익(6조6000억원) 대비 22.7%, 2분기 컨센서스(6조5970억원·증권사 추정치 평균)보다 22.8% 많은 '어닝서프라이즈'다.
5조5000억원 정도의 영업이익을 거둔 반도체사업이 버팀목이 됐다. 지난달부터 북미·유럽 대형 오프라인 매장이 문을 열면서 스마트폰, TV, 가전 판매가 회복됐다. 지난 4~5월 마케팅비 지출 등이 감소한 것도 실적 급증의 배경으로 꼽힌다. 디스플레이 부문에서 9000억원 가량의 일회성 수익이 들어온 영향도 컸다.
삼성전자가 7일 2분기 연결 기준 잠정 실적을 내놨다. 매출은 52조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7.4%, 전 분기에 비해 6.0% 줄었다. 매출 대비 영업이익 비율인 영업이익률은 15.6%로 2018년 4분기(24.2%) 이후 가장 높았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부문에서 5조5000억원 안팎의 영업이익을 거둔 것으로 추정된다. 스마트폰 판매는 감소했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재택근무, 온라인 수업 등이 확산되며 서버·PC 업체들의 메모리반도체 수요가 탄탄하게 유지됐다. 실적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D램 고정거래가격은 올 들어 작년 말 대비 17.8%, 낸드플래시 가격은 5.9% 증가했다.
스마트폰이 주력인 IM(IT&모바일)부문과 TV와 백색가전을 판매하는 CE(소비자가전)부문도 시장의 우려보다 긍정적인 실적을 거둔 것으로 보인다. 산업계에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생산시설 셧다운(일시 가동중단), 오프라인 가전 매장 폐쇄, 국경 이동 제한, 소비심리 위축 등의 영향으로 IM과 CE부문의 영업이익이 곤두박질 칠 것이란 전망이 우세했다. 하지만 6월 들어 미국의 베스트바이, 유럽 미디어막트 등 대형 가전 매장의 오프라인 영업이 재개됐고 마케팅 비용이 감소하면서 IM부문의 영업이익은 1조5000억원 내외, CE부문은 4500억원 수준을 기록한 것으로 추정된다.
디스플레이 부문에선 약 9000억원 정도의 일회성 이익이 발생했다. 디스플레이 부문은 모바일용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패널 판매 부진으로 고정비 부담이 커지면서 5000억원 정도의 적자가 예상됐다. 하지만 고객사가 사전에 약속한 물량을 판매하지 못하면서 삼성디스플레이에 손실을 일부 보존해준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따라 2분기에 5000억원 정도의 영업흑자를 기록했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3분기 실적에도 관심이 커지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3분기 매출 컨센서스는 60조8071억원, 영업이익은 9조5427억원이다. D램 등 메모리 반도체 수요의 일시적 감소가 예상되지만 모바일과 게임기 등에서 반도체 수요가 증가하고, 가전과 모바일 판매도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3분기 컨센서스엔 2분기에 반영된 디스플레이 부문의 일회성 이익이 포함돼있기 때문에 실제 영업이익은 2분기와 비슷할 가능성이 높다. 코로나19 재확산 여부도 변수로 꼽힌다.
황정수 기자 hj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