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희정 '조화 논란'에 노회찬까지 소환…친문·정의당 세게 붙었다

입력 2020-07-07 10:06
수정 2020-07-07 10:08

문재인 대통령이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 모친상 빈소에 조화를 보낸 것을 두고 정의당과 친문(문재인 대통령) 지지자들 간의 갈등이 격화되는 모양새다.

지난 4일 모친상을 당한 안희정 전 지사는 다음날 형집행정지 신청을 내고 임시석방됐다. 서울대 장례식장에 마련된 빈소에는 정치권 인사들을 조문이 이어졌다.

빈소엔 문재인 대통령과 박병석 국회의장, 권양숙 여사, 이재명 경기도지사, 박원순 서울시장, 김경수 경남도지사, 박남춘 인천시장, 이인영 통일부 장관 후보자 등이 보낸 조기와 조화가 놓였다.

조혜민 정의당 대변인은 이를 두고 지난 6일 논평을 통해 "안희정 전 지사는 위력에 의한 성폭력 사건의 가해자로 대법원에서 3년 6개월이 실형을 선고받은 바 있다"라면서 "민주당 대표, 원내대표, 대통령이라는 직책을 걸고 조화를 보낸 이 행동이 대체 무엇을 의미하는 것인가. 정치인이라면 본인의 행동과 메시지가 개인의 것이 아니라 공적인, 공당의 메시지라는 것을 분명 알 것"이라고 지적했다.

친문 지지자들 사이에선 이 같은 정의당의 논평을 두고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일부 지지자들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고(故) 노회찬 전 의원 빈소에 문재인 대통령이 조화를 보냈던 것을 언급하고 있다. 노회찬 전 의원은 인터넷 여론조작을 주도한 의혹을 받고 있는 '드루킹' 일당으로부터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수사를 받던 도중 스스로 목숨을 끊은 바 있다.

역사학자 전우용 씨 역시 같은날 문재인 대통령이 노회찬 전 의원 빈소에 조화를 보낸 사실을 지적하며 "안희정 전 지사 모친 빈소에 대통령과 여당 당직자들이 '직함을 쓴 화환'을 보냈다는 이유로 정의당이 공개 비난했다. 과거 미래통합당 조차도, '뇌물 받고 자살한 사람 빈소에 대통령 직함을 쓴 화환을 보냈다'고 비난하진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죄가 미워도, 인간에 대한 예의는 지켜야 하지 않을까요"라면서 "인간이 각박해지는 게 진보는 아닐 것"이라고 했다.


그는 재차 페이스북에 글을 올리며 "한국 진보정치의 역사가 30년가량 되는데, 근래의 정의당은 젊어지는 걸 넘어 어려지는 것 같다"라면서 "어려지면, '소아병'을 고칠 수 없다"고 비판했다.

팟캐스트 '나는 꼼수다' 출신의 김용민 평화나무 이사장은 같은날 정의당의 논평이 담긴 기사를 자신의 페이스북에 게시하면서 "정의당, 이건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조준혁 한경닷컴 기자 pressc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