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미술 경매시장 2년새 '반토막'

입력 2020-07-06 20:09
수정 2020-07-07 00:28
올 상반기 국내 미술품 경매시장의 매출 규모가 2018년의 반토막 수준으로 떨어졌다. 총 출품작과 낙찰 작품 수는 늘었고, 낙찰률도 예년에 비해 큰 차이가 없었지만 총 거래액이 급감해 경매시장 경기가 그만큼 나빴음을 보여줬다.

한국미술시가감정협회(이사장 김영석)가 6일 발표한 ‘2020년 국내 미술품 경매시장 상반기 결산’ 자료에 따르면 상반기 국내 미술품 경매시장 총 거래액(낙찰총액)은 약 489억7000만원으로 집계됐다. 2019년의 826억원보다 40.7%, 2018년의 1030억원에 비해 52.4% 줄었다.

상반기 낙찰률은 64.5%로 2019년(65.8%), 2018년(68.7%)에 비해 소폭 줄었다. 하지만 총 출품작은 1만4224점으로 2019년(1만2458점), 2018년(1만2820점)보다 많았고, 낙찰 작품 수도 9173점으로 2019년(8199점)과 2018년(8815점)보다 늘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미술시장이 급격히 위축된 결과로 풀이된다.

낙찰총액은 이우환이 약 61억원으로 1위를 차지했다. 전년도 낙찰총액 1위(145억원)였던 김환기를 추월했다. 구사마 야요이(약 39억원), 박서보(약 25억원), 김환기(약 19억원), 김창열(약 15억원), 천경자(약 12억원)가 뒤를 이었다.

낙찰가 1위는 14억5000만원에 팔린 구사마 야요이의 2007년 작품 ‘infinity-Nets(OWTTY·사진)’였다. 고미술품인 ‘경혜인빈상시죽책’이 13억6000만원으로 2위, 박서보의 ‘묘법 No.10-78’과 이우환의 ‘바람과 함께’(1987)가 각각 9억원으로 공동 3위를 차지했다. 이우환의 작품은 낙찰가 20위권에 8점, 10위권에 5점이 포진해 ‘이우환 전성시대’임을 실감케 했다. 낙찰 작품은 1970년대부터 2010년대 작품까지 골고루 분포돼 있어 이우환에 대한 시장의 선호도가 폭넓고 안정적임을 반영한다고 미술시가감정협회는 설명했다.

서화동 선임기자 fire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