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파력 6배 높다…요즘 번지는 코로나는 '미국형 변종'

입력 2020-07-06 17:52
수정 2020-07-07 00:32
최근 국내에서 확산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원인 바이러스는 올해 2~3월 대구·경북에서 유행한 감염균과는 다른 것으로 전파력이 6배나 더 강하다는 방역당국 조사 결과가 나왔다. 대구·경북 유행이 끝난 뒤 미국·유럽 등에서 유입된 새 유형의 바이러스를 통해 또 다른 유행이 이어지고 있다는 의미다.

중앙방역대책본부(질병관리본부)는 국내 코로나19 확진자로부터 얻은 바이러스 526건을 분석한 결과 최근 국내에서 유행하는 바이러스는 GH형이라고 6일 발표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코로나19 바이러스를 크게 S형, V형, G형, 기타 등 네 가지로 분류한다. 초기 중국 우한에서 유행한 바이러스는 S형, 우한에서 아시아로 확산한 뒤 유전자 변형이 생긴 바이러스가 V형이다. 이후 미국 유럽 등으로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넘어가면서 다시 변이가 발생한 게 G형이다. G형은 다시 GH, GR 등으로 분화했다.

국내 유행도 마찬가지였다. 확산 초기에 생긴 구로콜센터 집단감염은 S형이, 대구·경북 유행은 V형 바이러스가 이끌었다. 5월 초 이태원 클럽 집단감염 이후 광주 광륵사 집단감염까지는 GH형 바이러스가 유행을 이끌고 있다.

중국 등 아시아 지역 입국자를 통해 국내 대구·경북 등에서 코로나19가 확산했고 이들 유행이 끝난 뒤 다시 미국·유럽 입국자를 통해 수도권과 호남지역 유행이 시작됐을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은 “최근 부산에서 발생한 러시아 선원 감염은 GR그룹으로 완전히 다른 바이러스”라며 “대구·경북 지역에서의 전파 사례는 국내에서 대부분 차단됐다고 볼 수 있다”고 했다.

GH형 바이러스는 최근 미국 연구진이 세포 실험 결과 초기 바이러스보다 전파력이 6배 정도 높다고 발표한 유형이다. 정 본부장은 “스파이크(S) 유전자 변이로 세포에서 증식이 보다 잘 되고 인체세포 감염 부위와 결합을 잘해 전파력이 높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했다. 국내 코로나19 확진자는 지난 5일 48명 추가됐다. 해외 유입과 국내 발생 환자가 각각 24명이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