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징금 폭탄' 맞나…5G 불법보조금 제재에 이통사 '초긴장'

입력 2020-07-06 13:40
수정 2020-07-06 13:42

5세대 통신(5G) 가입자 확보 경쟁을 위해 살포한 이동통신 3사(SK텔레콤, KT, LG유플러스)의 불법보조금에 대한 방송통신위원회 첫 처벌의 수위가 오는 8일 결정되는 가운데 이통사들이 '초긴장' 상태에 들어갔다.

6일 이동통신업계에 따르면 방송위는 오는 8일 전체회의를 열고 '이동통신 단말기 유통구조 개선법(단통법)' 위반행위에 대한 과징금을 부과할 예정이다.

국내 이통3사는 지난해 세계 최초로 5G 통신 서비스가 상용화된 이후 몇 달 간 경쟁적으로 가입자 유치전을 벌였다. 유통·판매점에서 합법적 보조금인 공시지원금 외에 많게는 수십만원의 추가 불법보조금(리베이트)까지 뿌리면서 '공짜 최신폰'까지 등장하기도 했다.

막대한 불법보조금 살포 행위는 지난해 7월 LG유플러스가 SK텔레콤과 KT를 방통위에 신고하면서 드러났다. LG유플러스는 "일부 유통·판매점에서 90만~100만원에 이르는 불법보조금을 지급했다"면서 방통위에 '이동통신 단말장치 유통구조개선에 관한 법률'에 따른 실태점검과 사실조사를 요청하는 신고서를 제출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단통법 위반 행위에 대한 과징금이 역대 최대 규모인 700억원을 웃돌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지난달 초 방통위가 조사결과를 담은 사전통지서를 각사에 발송했는데, 조사 범위와 위반 건수 등을 고려하면 2018년 불법보조금 살포를 이유로 받은 506억원보다 약 300억원 많을 것이란 계산이 나오기 때문이다.

역대금 과징금 우려가 나오자 지난달 이통 3사는 최종 제재안 확정 이전에 선처를 호소하는 의견서를 제출했다. 5G 상용화 초기에 시장 확대를 위해 보조금을 제공한 측면이 있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방통위도 신중한 모습이다. 앞서 지난 3월부터 제재 수위를 결정할 것이란 이야기가 나왔지만 계속해서 일정이 미뤼진 끝에 지난 1일에는 최종 결과가 나올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일정은 오는 8일로 또 늦춰졌다. 방통위는 "이통사 의견서에 대해 일부 상임위원이 추가 검토가 필요하다는 입장이었다"라고 설명했다.

통신업계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코로나19)로 인한 경기침체와 5G 설비투자 압박이 큰 상황에서 과징금 폭탄까지 맞을 경우 수익성 악화 등 부담이 커진다는 입장이다. 지난 1분기 SK텔레콤의 매출은 4조45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66% 증가했으나 영업이익은 3000억원으로 6.37% 줄었다.

KT 매출도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인 5조8317억원을 기록했지만, 영업이익은 4.7% 감소한 3800억원으로 집계됐다. LG유플러스는 지난해 CJ헬로(현 LG헬로비전) 인수로 연결실적이 반영돼 매출은 전년보다 11.9% 증가한 3조2900억원, 영업이익은 11.5% 증가한 2200억원을 기록했다.

지난 1분기 설적은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선방한 것으로 평가되나 코로나19 확산이 심각했던 올 2분기를 감안하면 이를 유지하기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지난 3월 정부의 5G 조기 투자 주문을 이행하려면 과도한 과징금은 타격이 크다는 입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5G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막대한 과징금은 투자여력 감소로 이어져 국내 통신사업 위축이 우려된다"면서 "재발방지 및 개선책 등을 적극적으로 설명한 만큼 경감 요인을 고려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조아라 한경닷컴 기자 rrang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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