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일 등촌동 서울산업진흥원 국제유통센터에서는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 주도로 ‘안심식당 확산 캠페인 발대식’이 있었다. 필자를 포함한 많은 프랜차이즈 가맹본사 대표가 이 자리에 참석했다.
안심식당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를 극복하기 위해 정부가 내놓은 대책이다. △음식 덜어 먹기 △위생적 수저관리 △매장 직원 마스크 쓰기 등을 잘 준수한 매장을 안심식당으로 인증하고 인증마크를 간판에 붙여 주자는 것이다. 일부 지방자치단체가 이미 도입해 1400개 매장을 인증했다.
코로나19 여파로 외식업계 충격은 상상을 초월한다. 1990년 창업한 이후 30년 넘게 회사를 운영하면서 이런 상황은 처음 겪는다. 규모가 영세한 식당이나 자생력이 부족한 가맹 본사는 버티지 못할 것이라는 어두운 전망도 나온다. 이럴 때 해결책은 단 하나다. ‘기본으로 돌아가라’는 것이다.
‘안심식당 인증제’가 반가운 이유는 이 때문이다. 인증 내용이 외식업을 하는 사람에게는 당연한 위생 수칙이자 외식업의 기본 중 기본이다. 기본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현장에서 모든 매뉴얼을 일률적으로 적용하는 건 무리가 있다. 폭염과 습한 날씨는 위생 수칙을 일일이 다 지키며 매장을 운영하는 것을 어렵게 한다. 직원이 많은 대형 매장에서는 모든 직원을 교육하고 이끌어야 하는 숙제도 있다.
하지만 위생·보건 이슈에서 철저하지 못하면 매장으로 손님을 끌어들일 수 없다. 안심식당 인증제에 주요 가맹본사가 먼저 발벗고 나선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프랜차이즈업계는 경쟁이 심하고 생존이 어려운 분야다. 하지만 장기간 사업하고 있는 회사들의 공통점은 모두 기본을 지켰다는 데 있다. 필자가 30년을 버틸 수 있었던 원동력도 기본에 있었다. 더 신선한 식재료를 구하기 위해 발품을 팔았고, 깨끗하게 정돈된 매장을 유지하기 위해 가맹점 관리를 철저히 했다. 맛, 재료, 위생, 서비스 등 네 가지 요소가 완벽하지 않으면 매장 문을 열지 않겠다는 각오로 해왔다.
당연한 말 아니냐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배달의 시대’에는 생각보다 이런 기본이 잘 지켜지지 않는다. 배달 음식은 매장도 사장도 눈에 보이지 않는 한계가 있다. 오프라인 매장 없이 주방만 돌리는 배달 전문 외식 사업자가 많아지면서 “위생에 대한 의심이 생겼다”는 소비자가 적지 않다.
빅데이터 경영, 디지털 경영을 강조하며 새로운 프랜차이즈 관리 기법이 속속 나오고 있다. 하지만 코로나19 위기를 궁극적으로 타개할 수 있는 수단이 될 수는 없다.
과거의 성공에 매몰돼서는 안 되지만 기본을 지키지 않고서는 사업의 유지와 확장은커녕 위기 극복도 어렵다.
김영희 < 해피푸드 대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