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 좋으라고 사표 내냐"…윤석열 '버티기' 돌입하나

입력 2020-07-03 09:48
수정 2020-07-03 09:50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2일 윤석열 검찰총장(사진)에게 '검언유착' 사건에 대한 전문수사자문단 심의를 중단할 것을 지휘했다. 한 전직 검찰 간부는 이번 수사지휘권 발동에 대해 "사실상 윤석열 나가라는 소리"라고 평가했다.

법무부 장관이 수사지휘권을 발동한 것은 참여정부 시절 당시 천정배 장관의 강정구 동국대 교수 불구속 지휘에 이은 2번째 사례다. 당시 김종빈 검찰총장은 지휘권 발동에 항의하며 사표를 냈다.

사표를 내지 않으면 법무부 장관의 '지휘권 발동을 수용한 첫 검찰총장'이라는, 검찰 입장에선 치욕이라고 받아들일 만한 선례를 남기는 것이 된다.

하지만 윤석열 총장은 주변 측근들에게 "누구 좋으라고 사표 내냐"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석열 총장의 대응 카드는 대략 4가지로 압축된다. 추미애 장관 지시 수용 후 사퇴 또는 현직 유지, 거부 후 사퇴 또는 현직 유지다. 앞서 김종빈 검찰총장은 천정배 장관 지시를 수용 후 사퇴했다.

이와 관련해 윤석열 총장은 3일로 예정된 수사자문단 회의를 연기하는 대신 같은 날 전국 고검장·지검장 회의를 열어 다양한 의견을 수렴키로 했다. 윤석열 총장이 이의제기권을 행사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현재로선 윤석열 총장이 추미애 장관 지시가 부적절하다는 이유로 '지시 거부 후 현직 유지' 하는 시나리오가 유력해보인다. 이 경우 추미애 장관의 수사 지휘는 적절하지 않다는 내용을 문서로 만들어 장관에게 회신하는 방안도 검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명일 한경닷컴 기자 mi73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