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코로나 심각한 듯…김정은 "긴장 늦추지 말라"

입력 2020-07-03 17:18
수정 2020-07-04 00:48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을 위한 노동당 정치국 회의를 약 3개월 만에 다시 열었다. 지난달 정치국 확대회의 이후 25일 만에 활동사진도 공개했다. 북한 내에 코로나19 확산 상황이 심각하다는 것을 방증하는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3일 조선중앙통신과 노동신문 등 북한 관영매체들은 지난 2일 당 중앙위원회 본부청사에서 제7기 제14차 정치국 확대회의가 김정은의 주재로 개최됐다고 보도했다. 회의에는 당 중앙위 정치국 위원 및 후보위원, 간부들과 내각·성·중앙기관 간부, 도당위원장, 도인민위원장, 무력기관 지휘성원, 중앙비상방역지휘부 성원, 건설부문 간부들이 참석했다. 공개된 사진에는 모습이 확인되지 않지만 김여정 당 제1부부장 역시 참석했을 것으로 보인다. 이날 회의는 실내에서 진행됐지만 김정은을 비롯해 모든 참석자가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았다.

회의에서는 6개월간의 코로나19 대응 상황을 파악하고 국가비상방역을 강화하는 문제가 논의됐다. 북한은 지난 4월에도 당 정치국 회의를 열어 코로나19 대응 문제를 다뤘다. 코로나19를 논의하는 정치국 확대회의를 또다시 연 것으로 미뤄볼 때 북한 내 코로나19 대응이 원활하지 않은 상태일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김정은은 회의에서 “섣부른 방역 조치 완화는 상상할 수도, 만회할 수도 없는 치명적인 위기를 초래하게 된다”며 “모든 부문, 모든 단위에서 오늘의 방역 형세가 좋다고 자만도취해 긴장성을 늦추지 말라”고도 경고했다.

북한은 지난 1월 24일부터 국가비상방역체계로 전환하고 중국과의 국경을 폐쇄하는 등 코로나19 차단에 주력하고 있다. 북한은 지금껏 자국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북한은 이날 회의가 평양에서 열렸다고 적시했다. 이날 회의가 평양의 당 중앙위 본부청사에서 열린 것을 공개한 이유는 김정은의 건강에 이상이 생겼거나 그가 평양을 떠나 있을 것이란 의혹을 불식하기 위한 목적으로 보인다.

이번 정치국 확대회의에서는 김정은이 당 창건 75주년 기념일인 10월까지 완공하라고 지시한 평양종합병원 건설 가속화와 의료봉사 보장 대책 문제도 논의됐다. 다만 이번 회의 결과를 전하는 보도에서는 지난달 중순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 이후 중요 현안으로 떠오른 남북관계 대응책이나 미·북 3차 정상회담과 관련한 언급은 없었다.

임락근 기자 rkl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