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역당국은 가을이나 겨울이 오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이 더 확산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중앙방역대책본부장)은 3일 정례브리핑에서 “(국경 등을) 봉쇄하거나 백신이 나오기 전까지는 코로나19를 퇴치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모든 국민이 방역 주체가 돼 장기전에 대비해야 한다는 취지다.
여름이면 잠잠해질 것으로 전망했던 코로나19의 기세가 꺾이지 않고 있다. 국내 코로나19 신규 환자는 지난 2일 63명 늘었다. 국내에서 일상생활을 하다가 감염된 사람은 52명에 이른다.광주 광륵사 확진자 57명으로…지방까지 집단감염 확산세
광주 환자 급증에 병상 부족…의정부 헬스장 확진자 7명 추가수도권은 물론 대전, 광주 등 전국에서 코로나19 감염자가 나왔다.
광주 지역 사찰인 광륵사 관련 확진자는 3일 낮 12시 기준 57명으로 늘었다. 이곳에서 코로나19가 퍼져나간 한울요양원, 금양빌딩 오피스텔, 광주사랑교회 관련 확진자 등이 8명 늘었다.
광주 지역 확진자 중 고령층이 많은 것도 방역당국의 부담을 키우고 있다. 지난 2일 이 지역에서 나온 확진자 중 2명은 90대다. 광주지역 코로나19 중환자용 병상은 모두 가동 중이다. 일반 병상 가동률도 82%에 이른다. 방역당국은 전남과 전북 지역 병원에 광주 지역 환자들이 입원할 수 있도록 병상을 조정했다.
경기 의정부 장암아파트 주민이 찾았던 헬스장 관련 확진자가 7명 추가돼 이곳 관련 확진자는 21명이 됐다. 4차 감염까지 번졌다. 지난 1일 확진 판정을 받은 대구 경명여고 3학년 학생이 다니던 연기학원에서 9명이 무더기 확진 판정을 받았다. 방역당국은 확진자들이 다니는 성서고, 남산고, 대구예담학교 학생과 교직원 1560명을 대상으로 추가 검사를 하고 있다.
지난달 서울과 대전에서 발생한 방문판매업체 관련 집단 감염은 5차 감염까지 이어진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 리치웨이 관련 확진자는 210명, 대전 101세홈닥터, 힐링랜드23, 자연건강힐링센터 관련 확진자는 81명에 이른다.
많은 사람이 오가는 시설에서 집단감염이 확인된 뒤 확진자 동선을 따라 산발적인 감염이 꼬리를 물고 이어지면서 유행이 계속되고 있다. 국내 유행 상황을 낙관적으로 평가하기 어려운 이유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사진)은 마스크 착용과 손씻기의 중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그는 “코를 노출하고 마스크를 턱에만 걸치고 있거나 겉 표면을 자꾸 만지면 손에 바이러스나 오염물질이 묻었다가 눈·코·입으로 들어갈 수 있다”며 “마스크 착용과 손 씻기를 함께 해야 한다”고 했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