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 지원에 초점이 맞춰진 은행권 경영컨설팅센터가 ‘골목상권 위기관리 허브’로 모습을 바꾼다. 코로나19 장기화 여파로 폐업 위기에 내몰린 영세 상인들을 돕겠다는 취지다. 신용카드 빅데이터로 상권을 분석해 식당 메뉴를 골라주고, 음식 조리법까지 알려주는 방법 등이 동원된다.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은 2일 서울 명동 은행연합회 뱅커스클럽에서 신한 국민 하나 우리 등 8개 은행 은행장들과 만나 소상공인·자영업자 지원체계 구축 방안을 논의했다. 먼저 은행들이 운영하는 경영컨설팅센터의 성격을 창업 교육이나 대출 상품 소개에서 장사가 안되는 상인들의 매출 향상을 돕는 쪽으로 바꾼다.
현재 은행들은 국민은행 13곳을 비롯해 모두 27개의 자영업자 경영컨설팅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컨설팅 대부분은 창업 교육이나 대출 상품 소개 등을 중심으로 이뤄진다. 앞으로는 카드 이용 정보를 정밀 분석해 상권에 걸맞은 음식 메뉴를 찾아주거나 타깃 마케팅 방법을 제안하는 등의 지원을 해준다. 음식 조리법까지 알려주는 ‘백종원식 멘토링’을 하겠다는 게 이번 방안의 핵심이다. 경영컨설팅센터는 온라인상거래 플랫폼으로 물건을 파는 노하우도 적극 전수해줄 계획이다. 채무조정을 받을 수 있는 신용회복위원회의 프리워크아웃 제도 이용 등과 관련한 금융상담도 해준다. 식당 멘토링 등 전문가 컨설팅은 거래은행 영업점이나 지역별 컨설팅센터를 찾아가 신청해야 한다.
금감원은 대출금 연체 우려가 생긴 개인 사업자들에게 사전에 상환 부담을 줄여주는 ‘개인사업자대출119’ 프로그램을 강화하기로 했다. 개인사업자대출119는 은행 빚을 3개월 이내에 갚지 못했을 때 만기를 연장해주거나 이자 부담을 줄여주도록 한다. 새로운 대출을 해주면서 기존 채무를 갚도록 유도하기도 한다. 코로나19 금융지원 대책은 6개월간 만기를 늦춰주지만 이자 감면 등의 혜택은 없다. 개인사업자대출119는 농협은행과 신한은행이 지난해 각각 2962억원과 2624억원을 지원해 전체(1조10억원)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박종서/정소람 기자 cosm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