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다주택자 참모들이 지난해 말 부동산 처분 권고에도 아직 주택을 유지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자 청와대가 재차 처분하라고 강력히 권고했다.
노영민 청와대 비서실장 역시 청주에 보유한 아파트를 처분하기로 했다고 2일 전해졌다.
노 실장도 서울 반포와 충북 청주에 각각 1채씩 아파트를 보유한 상태다. 청주는 6·17 부동산대책으로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됐고, 노 실장도 처분 권고 대상에 포함된다. 청주 흥덕구는 노 실장의 지역구다.
노 실장은 지난해 12월 16일 "수도권 내 2채 이상 집을 보유한 청와대 고위 공직자들은 불가피한 사유가 없다면 이른 시일 안에 1채를 제외한 나머지를 처분하라"고 권고했다. 청와대에 따르면 투기지역과 투기과열지구, 조정대상지역 등에 다주택을 보유한 청와대 고위공직자는 12명이다.
노 실장은 "그동안 주택을 팔려고 했으나 쉽게 팔리지 않았고, 이번에는 급매물로 내놨다"고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 참모들이 이렇게 정부의 부동산 대책에 대해 솔선수범하는 쪽으로 지시를 받자 일부 네티즌들은 개인재산을 청와대에서 팔라고 하는 것이 민주주의에 부합되는 것인지 의문을 제기했다.
포털사이트에는 "개인재산을 청와대에서 팔라고 하네. 여기가 북한인가", "기사 제목이 잘못됐다. '靑, 참모들 이달중 급상승한 매물 차익 실현하라'가 맞다", "집값 오를대로 다 오르니깐 팔래. 부동산 가격을 잡아놓은 다음에 팔게 하든가", "반포는 죽어도 못팔겠고. 자기 지역구 집을 파네. 이게 우리나라 부동산 현실이다", "청와대 비서가 집 팔면 속보로 뜨는 한 번도 경험 못한 세상", "부동산정책이 잘못되고 있는 것이 자기들이 임명한 청와대에 집 2채이상 가진 비서관 탓으로 돌리네. 이럴거면 검증해서 애초부터 임명하지 말았어야지", "집 팔라고 강권하지 마라. 그 분들도 한 집안의 가장으로서 가족의견 수렴없이 재산을 독단적으로 처리할 수 없고 가족이 공동으로 재산을 모았으면 더욱 처분하기 어렵다" 등의 반응이 이어졌다.
한 네티즌은 "참모들만 다 팔면 부동산정책이 제대로 작동되는걸로 퉁치는 건가. 그러면 완벽하게 부동산 정책은 성공인거죠?"라며 일침을 가했다.野 "부동산 대책 실패에 대한 사과와 책임 있는 자세를 촉구한다"
배준영 미래통합당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온갖 규제의 남발로 풍선효과만을 가져오고, 청년과 서민들의 내 집한 채 마련하려는 희망사다리도 걷어찬 것이 이 정부 부동산정책의 결과물이다"라며 "정부의 부동산정책 ‘잘 작동하여’ 수혜를 본 사람들은 바로 청와대 참모진들이다"라고 꼬집었다.
배 대변인은 "경실련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청와대의 전현직 참모 중 8명의 고위공직자가 수도권 내에 다주택자였고, 이들이 보유한 주택의 가격은 2017년 5월 대비 평균 7억 3천만 원이 올랐다"면서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정책을 비롯한 국정을 홍보하는 여현호 국정홍보비서관의 주택은 16억 6천만 원이 올랐고, 공직자들의 기강을 바로잡는 김조원 민정수석의 주택도 11억 원이나 올랐다. 정부의 설익은 정책으로 꿈마저 빼앗긴 서민과 청년들 입장에서는, 정작 자신들은 집을 여러 채 보유하면서 집값상승 효과를 누린 청와대 참모진들의 ‘내로남불’에 분노와 허탈감을 가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