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프로골프(PGA) 2부 투어에 전장이 773야드(706m)나 되는 ‘초장거리 파5 홀’이 등장했다. 200m 남짓의 드라이브 비거리를 가진 아마추어 골퍼들은 페어웨이에 티를 꽂고 드라이버를 두 번 더 잡아도 그린에 닿지 못하는 아득한 거리다.
2일 미국 콜로라도주 버스하우드 TPC 콜로라도(파72·7991야드)에서 열린 콘페리 투어 TPC 콜로라도 챔피언십의 13번 홀(파5)은 전장이 773야드로 세팅됐다. 이 홀은 이전까지 PGA투어 최장 파5 홀 전장보다 83야드가 길다. 1991년 PGA투어 투손오픈이 갤러리골프클럽에서 열렸을 때 파5 690야드가 지금까지는 최장 거리 홀로 통했다. 2부 콘페리투어에서의 최장 홀은 2001년부터 5년간 콘페리투어챔피언십이 열렸던 로버트트렌트존스힐 시네이트 코스의 681야드 파5 5번 홀이었다.
지난해부터 시작된 이 대회의 코스가 유난히 긴 것은 대회장이 해발 1500m가 넘는 고지대에 자리잡고 있어서다. 기압이 낮아 공기 저항이 약해짐에 따라 같은 힘으로 공을 쳐도 평소보다 거리가 더 난다. 미국프로야구(MLB) 구단인 콜로라도 로키스 홈구장인 ‘쿠어스 필드’에서 홈런이 쏟아지는 것과 같은 이치다.
대회 1라운드에서는 가장 긴 13번 홀에서 버디를 잡은 윌 잘라토리스(미국)가 5언더파 67타를 쳐서 역시 이 홀에서 버디를 잡은 리 호지스(미국) 등 7명이 공동 선두에 올랐다. 시즌 개막전인 유타챔피언십에서 공동 13위로 마친 배상문(34)은 역대 최장 파5 홀인 13번 홀에서 더블보기로 7타를 적어내면서 1오버파 73타를 쳐서 공동 84위에 그쳤다.
세계 전체 프로 대회로 범위를 넓혀보면 역대 최장홀은 지난 2007년 북한에서 열렸던 한국프로골프(KPGA)투어 금강산아난티NH농협오픈에서 나왔다. 파6로 세팅된 12번 홀의 전장은 무려 1016야드였다.
김순신 기자 soonsin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