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의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세가 심상치 않다. 닷새간 지역민 23명이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지자체와 방역 당국에 초비상이 걸렸다.
1일 광주시에 따르면 지난달 27일부터 이날까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지역민은 23명이다. 이 가운데 해외입국자 한 명(38번 환자)을 제외한 22명은 모두 지역사회 내 감염으로 추정된다.
지난달 27일 광주 34번 확진자가 나온 이후 광륵사·금양오피스텔 사무실(방문판매업체 추정)·해피뷰병원 등지에서 집단 감염이 확산됐다.직간접적 감염경로 별로는 광륵사 7명(34·35·36·37·39·40·41번 환자), 금양오피스텔 7명(43·44·47·48·49·51·56번 환자)으로 집계됐다.
지역 연쇄감염의 첫 확진자는 60대 여성 A씨였다. A씨는 6월23일 오전 10시30분부터 2시간여 동안 광륵사에 머물렀다. 전남 목포에 사는 언니도 동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A씨 남편(광주 35번 환자)과 A씨의 언니 부부, 언니의 손자 등 일가족 4명이 확진됐다. 언니네 가족은 전남 21·22·23번 환자다.
곧바로 A씨 접촉자였던 광륵사 승려 B씨(60대 남성)가 36번 환자로 분류됐다. 승려 B씨와 접촉한 신도 3명도 확진돼 39·40·41번째 환자로 지정됐다. 현재까지 '광륵사'와 감염 연관성이 확인된 환자는 광주 7명, 다른 지역 3명(전주·파주·목포)이다.
37번 환자 C씨는 광륵사를 다녀온 A씨와 함께 지난달 24일 산수동 두암한방병원에서 접촉했다. 이후 C씨는 다음날 25일 오후 8시께 동구 금양오피스텔 내 10층 사무실(방문판매업체 추정)에서 43·44번 확진자(60대 남·녀)와 만났다. 47·48·49·51·56번 환자도 오피스텔 사무실에서 감염된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특히 44번 환자는 지난달 28일 전남 목포에서 열린 가상자산(암호화폐) 투자설명회를 다녀왔다. 설명회에는 광주·목포시민 70여 명이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제주도 여행을 다녀온 45번 환자(70대 여성)가 입원했던 해피뷰병원에서도 2차 감염이 잇따랐다. 45번 환자는 지난달 22일부터 사흘간 배를 타고 제주도 여행을 다녀왔다. 이후 폐렴 증상이 나타나 6월27일 북구 해피뷰 병원에 입원했다가 전날(6월30일) 확진 판정을 받았다.
45번 환자와 밀접촉한 병원 입원자들 중에서도 4명이 감염됐다. 이로써 해피뷰병원 내 감염자는 5명(45·52·53·54·55번 환자)으로 잠정 집계됐다. 또 동구 지역 노인복지시설(씨씨씨아가페실버센터)의 50대 요양보호사 1명도 진단 검사에서 양성 반응을 보여 46번 환자로 분류됐다.
42번(70대 여성)·50번(60대 여성) 환자는 감염 경로가 뚜렷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두 환자는 기침·발열 등 의심증상이 나타나 선별진료소를 통해 감염사실이 확인됐다.
해외입국자 38번 환자를 제외한 '지역사회 감염' 확진자들의 연령대는 대부분은 60~70대다. 광주시와 방역당국은 환자의 연령·중증도 등을 고려해 전남대·조선대·빛고을전남대병원으로 옮겨 격리 치료하고 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광주시와 방역당국에는 초비상이 걸렸다. 우선 시와 교육청 경찰, 군, 병원, 종교계 등 지역사회 제 기관·단체들이 이날 오후 2시 광주시청 3층 중회의실에서 코로나19 관련 합동 긴급대책회의를 갖는다.
회의에는 광주시장, 시의회 의장, 교육감, 광주지방경찰청장, 5개 자치구청장, 감염병관리지원단장, 의사회장, 전남대·조선대·빛고을전남대병원장, 기독교교단협의회장, 광주불교연합회장, 천주교광주대교구장, 대한노인회광주시연합회장, 노인복지협회장, 장애인협회장 등이 참석한다.
참석자들은 최근 광주에서 지역사회 집단감염이 발생하면서 2차 대유행이 현실화된 데 따른 대응 방안을 논의하기로 했다.
아울러 확진자 진술을 토대로 폐쇄회로(CC)TV영상과 휴대전화 GPS 위치정보 등을 분석, 전방위적 역학조사를 벌여 밀접촉자 규모와 정확한 감염 경로를 파악하고 있다. 긴급대책회의 이후 참석자들은 대시민 호소문을 통해 방역수칙 준수와 방역행정에 대한 협조를 요청할 계획이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