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가 1일 더불어민주당의 단독 원 구성을 세월호 참사에 비유하며 "폭주 기관차의 개문발차를 보면서 세월호가 생각났다"고 했다.
주 원내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집권 세력은 지난 월요일(29일) 17개 상임위원장을 선출하고, 원 구성 완료를 선언했다"며 "어제 하루 각 상임위별로 부처 예산 심사를 한두 시간 안에 뚝딱 끝냈고 예산 심사는 여당 단독 일사천리로 진행됐다"고 했다.
그는 "상임위 심사 과정에서 정부의 35조원 추경이 38조원으로 불어 났다"며 "예결위의 심사 기한을 1주일 이상 늘려 35조원의 예산을 야당과 함께 검토하자는 우리의 제안을 거부했다"고 했다.
주 원내대표는 "국회가 추미애 법무장관이 얘기한 통제받지 않는 폭주 기관차가 돼 버렸다. 이 폭주 열차가 세월호만큼 엉성하다"며 "승객이 다 탔는지, 승무원들은 제 자리에 있는지 점검조차 하지 않고 출발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법과 예산을 심사할 국회 상임위원회와 상임위원이 완비되지 않았다"며 "정보위원장은 선출되지 못했고, 정보위원은 단 한 명도 선임되지 않았다"고 했다.
주 원내대표는 "상임위원이 국회법에 따라 배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이뤄진, 상임위의 예산 심사? 불법이자 탈법"이라며 "'뭔 규정을 그렇게 따지냐? 대충 출발하고, 이상이 발견되면 그때 대처하면 되지' 세월호 선원들의 생각이 아마 이랬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국회의장과 집권 여당은 난폭하게 개문발차를 해놓고 태연자약하다"며 "집권 여당 대표는 '당장 법을 고쳐서라도 공수처(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를 하루 빨리 출범시키겠다'고 우리를 협박했다"고 했다.
이어 "7명의 공수처장 추천위원 가운데 2명을 우리 당이 추천하고, 그 2명이 합의해 주지 않으면, 공수처장을 선출할 수 없다"며 "공수처장 선출에서 비토권을 야당이 갖도록, 법이 규정하고 있지만 공수처법을 당장 고쳐 야당의 비토권을 빼앗겠다는 게 이해찬 대표의 생각"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민주주의를 설(어설프게) 배운 사람들이, 민주화 세력을 자부하는 사람들이, 의회 독재에 빠져 들었다"며 "의회 과반이면 아무 일이나 다 할 수 있다는 독선에 취해 있어 아무도 제지할 수가 없다. 국민은 안중에 없고 개문발차한 21대 국회는 수렁에 처박히고 나서야 폭주를 멈출 것"이라고 주장했다.
주 원내대표는 "세월호 침몰의 가장 큰 원인은 부실한 고박이었다"며 "세월호는 항해를 마치지 못하고 맹골수도에서 수많은 억울한 생명들을 희생시킨 채 침몰하고 말았다"고 했다.
하헌형 기자 hh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