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지주가 ‘숙원사업’이던 내부등급법 도입을 부분 승인받았다.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이 올라가 자금 운용에 숨통이 트이게 됐다. 다만 대규모 인수합병(M&A) 추진까지는 시간이 더 걸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지난달 30일 승인심사위원회를 열고 우리금융의 내부등급법 변경안을 일부 승인했다. 가계 및 중소기업(개인사업자 포함)이 우선 대상이다. 대기업 부문은 향후 추가 심사를 거쳐 승인하겠다는 게 금감원 계획이다.
우리금융은 5대 금융지주 중 유일하게 표준등급법을 사용해 왔다. 표준등급법은 바젤위원회가 정한 표준 가중치를 적용한다. 내부등급법은 은행의 위험가중자산(RWA)을 평가할 때 금융지주나 은행이 자체적으로 개발한 신용평가 모델을 활용한다. 이를 적용하면 일반적으로 위험가중자산이 줄고 BIS 비율이 올라간다. 이에 따라 지난 3월 말 기준 11.79%였던 우리금융의 BIS 비율은 향후 12.89~12.99%까지 오를 전망이다. 여기에 바젤Ⅲ가 도입되면 추가로 1%가량 더 높아질 것으로 우리금융은 예상하고 있다. 기업대출 신용리스크 산출 기준을 완화하는 내용이 포함됐기 때문이다. 금융당국은 금융권의 코로나19 자금 투입 여력을 높이기 위해 하반기 중 은행과 금융지주들에 바젤Ⅲ를 조기 적용하는 안을 추진하고 있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지주사 전환 후 우선 과제로 추진해 온 내부등급법이 일부 도입돼 출자 여력이 높아졌다”며 “하반기에는 코로나19 관련 금융 지원에 더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규모 M&A를 추진하는 데는 시간이 좀 더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가계와 중소기업 부문에 한해 승인받은 만큼 우선 코로나19 지원에 전념할 계획이다.
정소람/박종서 기자 r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