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제일기획을 주구장창 팔았던 외국인의 순매도세가 주춤해지고 있다. 바닥이 가까워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외국인은 올 들어 6월까지 제일기획을 2269억원어치 순매도했다. 이 기간 제일기획 평균 시가총액(2조1227억원)의 약 10%에 해당하는 규모다. 외국인이 팔면서 주가도 올 들어 31.8% 미끄러져 내렸다. 하지만 최근 7거래일 연속 외국인이 제일기획을 순매수하면서 반등 기대가 커지고 있다. 제일기획은 1일 3.35%(550원) 오른 1만6950원에 거래를 마쳤다.
증권가에선 제일기획이 이렇게까지 떨어질 필요는 없다고 봐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전 세계 기업들이 광고 집행을 줄이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제일기획 매출의 70% 이상이 삼성전자 등 계열사에서 나오기 때문이다.
홍세종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계열사 물량과 비용 효율화 덕분에 제일기획의 실적 안정성은 다른 글로벌 광고대행사와 비교해도 대단히 높다”며 “올해도 하반기로 갈수록 영업이익이 늘어나 연간 영업이익이 지난해와 비슷할 것”이라고 말했다.
제일기획 영업이익은 지난 1분기 305억원으로 뚝 떨어졌다. 하지만 2분기와 3분기에는 500억원대, 4분기에는 600억원대를 회복할 것으로 증권가에선 보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올해 영업이익 전망치는 2094억원으로 작년(2058억원)과 별 차이가 없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가 재확산하고 있어 해외 법인의 실적 회복세가 다소 느려질 순 있지만 주가 하락으로 제일기획의 투자 매력은 상당히 커진 것으로 분석한다. 현재 제일기획 주가수익비율(PER: 시가총액/순이익)은 12.3배다. 20배가량이던 예년 수준을 한참 밑돈다. 작년만큼의 주당 배당금(820원)을 올해도 받을 수 있다고 가정하면 배당수익률(주당 배당금/주가)도 4.9%에 이른다. 올 초 3.5%에서 높아졌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