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사모펀드(PEF) 규모 출자 사업으로 관심을 모은 국민연금 출자 유치전의 승자는 대형 사모펀드였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시장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에서 국민연금이 트랙 레코드(운용실적)가 탄탄한 운용사 중심으로 위탁 운용사를 선정하며 ‘안정성’을 추구했다는 평가다.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는 2020년도 국내 사모투자 분야 PEF 위탁운용사로 총 5개 기관을 선정했다고 30일 밝혔다. 글랜우드프라이빗에쿼티(PE), 맥쿼리자산운용, 스카이레이크인베스트먼트, IMM인베스트먼트, JKL파트너스 등이 이름을 올렸다. 앞서 국민연금은 6월 초 10개 운용사를 적격 예비후보(쇼트리스트)로 선정한 바 있다. 이번에 선정된 국내 대체투자 위탁운용사의 각 펀드는 투자 기간 5년, 펀드 만기 10년을 기준으로 운용될 예정이다. 국민연금은 이들 운용사에 총 8000억원가량의 자금을 배분할 계획이다.
올해 국민연금의 PEF 출자에서 눈에 띄는 점은 대형 운용사 중심으로 선정이 이뤄진 것이다. 국민연금은 라지캡, 미드캡, 세컨더리, 스페셜시추에이션앤드디스트레스드(SS&D) 등으로 소위 ‘체급’과 ‘주제’를 나눠 배분했던 예전과 달리 올해는 아무런 구분 없이 펀드별로 800억~2000억원 등 규모와 전략을 자율적으로 제안하는 방식을 도입했다.
시장에선 국민연금이 코로나19 사태로 시장 환경이 불확실한 상황에서 최대한 안정적으로 시장에 대응하기 위한 행보라는 분석이 나온다. 결과적으로 국민연금은 스카이레이크, IMM, JKL 등 블라인드 펀드 등을 통해 인연을 맺고 있던 대형 운용사 중심으로 위탁 운용사를 선정했다. 도미누스PE, 이음PE, 카무르PE 등 신흥 ‘다크호스’보다는 탄탄한 운용실적을 갖춘 전통의 강자를 선택한 셈이다.
국민연금으로부터 자금을 위탁받은 운용사들은 작게는 5000억원에서 많게는 8000억원 규모의 블라인드 펀드를 결성할 계획이다.
황정환/이현일 기자 j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