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희연 "수능 난이도 크게 낮춰야…초중 '성적경쟁' 안돼"

입력 2020-06-30 16:06
수정 2020-06-30 16:54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제2기 취임 2주년을 맞아 기자회견을 열고 "수능 난이도를 현저하게 낮춰야 한다"고 했다.

조희연 교육감은 30일 서울시교육청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지금까지 수직서열화된 교육시스템을 수평적 다양성 교육시스템으로 전환하기 위해 노력해왔다"면서 "자사고·외고의 일반고 전환에 기여했고 최근에는 국제중 재지정 평가를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히 집행했다"고 자평했다.

그러면서 "중학교를 졸업하며 생성하는 서열화된 '석차백분율' 제도는 효용성이 크지 않음에도 중학교 성취평가제 취지를 퇴색시키는 측면이 있다"면서 "의무교육 단계에서 서열화를 지양하고 수평적 다양화를 확산하는 중요한 변화로서 석차 백분율제도를 과감히 철폐하고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조희연 교육감은 고입 석차백분율 제도를 개선해 초등학교와 중학교까지는 성적 경쟁에 매몰되지 않고 개별 학생을 위한 전인적 교육이 가능한 제도적 환경을 만들어나가겠다고 했다.

코로나19 사태에 따라 원격수업이 진행되면서 교육격차가 확대되고 기초학력 부진 학생도 증가할 것이란 우려가 나오는 데 대해선 '난독·경계선 지능 지원팀'을 신설하겠다고 밝히면서 "난독 학생과 지능 때문에 학습속도가 현저히 느린 학생을 체계적으로 진단하고 전문 치료기관에서 치유 받을 기회를 제공하겠다"라고 말했다.

조희연 교육감은 "기초학력은 교육공동체가 힘을 합해 반드시 이뤄내야 하는 공적 책무이자 인권 문제로 생각하고 있다"면서 "이 사업이 코로나19 국면에서 심화하는 기초학력 문제에 관한 대응정책 가운데 중요한 기둥이 될 것이다"라고 했다.

코로나19 사태로 원격수업이 진행된 것을 두고 조희연 교육감은 앞으로도 등교수업과 원격수업이 병행해 배합되는 시대로 넘어갔다고 진단했다.

코로나19 확진자가 줄고 확산 상황이 안정되더라도 이전처럼 등교수업만으로 학교 교육이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 상황에 따라 필요하면 원격수업도 계속 활용하는 식으로 정착될 것이란 설명이다.

코로나19로 대입에서 고등학교 3학년 구제책이 필요하다는 지적과 관련해선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난이도를 낮출 필요가 있다고 했다.

조희연 교육감은 "지금까지 (수시모집에서) 비교과 활동을 감축해달라고 했고 대학이나 교육부에서도 그렇게 움직이는 것 같다"라면서 "개인적으로도 수능 난이도는 현저하게 낮춰야 한다는 생각이다"라고 말했다.

김명일 한경닷컴 기자 mi73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