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종교시설 등으로 옮겨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어린이집, 직장 등을 통해 지역사회로 확산하고 있다. 방역당국은 종교 모임, 수련회 등을 취소하고 방역수칙을 준수해달라고 재차 당부했다.
중앙방역대책본부(질병관리본부)는 국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지난 29일 43명 늘어 1만2800명이라고 발표했다. 서울과 경기 지역 신규 환자가 각각 7명으로 가장 많았다. 대전 5명, 인천·광주 각각 3명 등으로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확진자가 나왔다.
종교시설을 통한 산발적인 집단 감염이 계속 됐다. 서울 관악구 왕성교회 확진자는 30일 낮 12시 기준 31명이다. 전날보다 3명 늘었다. 경기 안양 주영광교회 확진자는 1명 늘어난 23명, 경기 수원 교인 모임 관련 확진자는 8명이다.
광주지역 사찰인 광륵사 관련 확진자는 2명 늘어 14명이 됐다. 새로 추가된 확진자들이 광주 동구의 한 오피스텔 10층 사무실에서 만난 것으로 확인돼 이 시설을 통한 추가 감염 위험이 있는지 역학조사 중이다.
방역당국이 최근 주요 집단 감염지 중 하나인 주영광교회 확진자를 분석했더니 이곳 교인들이 물류센터, 어린이집, 병원, 산후조리원, 사회복지시설, 학원 등 11개 시설을 오가 352명이 추가로 코로나19 감염 위험에 노출됐다. 왕성교회 교인들도 평소 일하는 직장, 학교, 학원, 호텔 등 8곳을 다녔고 이들을 통해 593명이 관리 대상에 포함됐다.
정부는 국내 산발적인 집단 감염이 이어지고 있지만 사회적 거리두기를 1단계로 유지할 계획이다. 윤태호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은 “세계적 유행 상황이기 때문에 코로나19 확진자를 0으로 만들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2단계로 높일 수준은 아니다”고 했다.
29일 해외에서 유입된 코로나19 환자는 20명이다. 카자흐스탄에서 입국이 10명으로 절반을 차지했다. 이 지역에서 국내로 특별기가 들어오면서 무더기 확진 판정을 받았다.
방역당국은 국내 코로나19의 정확한 위험도를 측정하기 위해 일반 국민을 대상으로 면역도 검사를 하고 있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