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06월30일(13:33)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한국투자증권이 창사 후 처음으로 후순위채 발행에 나선다. 자본적정성 지표인 순자본비율(NCR) 개선을 위해 본격적인 자본 확충에 나섰다는 평가다. 후순위채는 NCR을 산정할 때 자본으로 인정받는다.
한국투자증권은 다음달 9일 6년 만기 후순위채 4000억원어치를 공모로 발행한다고 지난 29일 공시했다. 채권 발행금리는 연 3.3%로 잠정 결정됐다. 후순위채는 발행 당시에는 전액이 회계상 자본으로 인정되지만 만기가 5년 미만으로 남았을 때부터 자본으로 인정받는 금액이 매년 20%씩 줄어드는 채권이다.
이 증권사가 대규모 후순위채를 발행하는 것은 자본적정성을 개선하기 위해서다. 2016년 말 1602.6%였던 한국투자증권의 NCR은 장기간 하락세를 타며 올해 3월 말엔 901.3%까지 떨어졌다. 기업 신용공여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 비교적 위험가중치가 높은 사업 규모를 늘린 영향이 컸다. 한국기업평가에 따르면 한국투자증권의 지난 3월 말 자기자본 투자(집합투자증권 및 대출)와 우발채무 규모는 약 7조8000억원에 달한다. 올해 주가연계증권(ELS) 운용손실 역시 재무구조에 부담을 미치는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이 증권사는 후순위채 발행을 통해 NCR이 1199.3%로 높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2000년 한국투자신탁 운용부문에서 분할돼 설립된 증권사다. 2017년 초대형 투자은행(IB)으로 지정됐다. 그 해 11월 국내 증권사 중 처음으로 발행어음 사업(단기금융업) 자격을 획득했다. 지난해 개별 재무제표 기준 영업이익 8839억원, 순이익 6541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1분기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따른 글로벌 자산가격 하락 여파 등으로 적자전환했다. 영업손실 807억원, 순손실 561억원을 냈다.
김진성 기자 jskim1028@hankyung.com